[프리즘]포털과 선거

[프리즘]포털과 선거

아침 출근길 지하철역 입구, 낯선 이들이 명함을 돌린다. 서울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현역 의원이라도 지난 선거 후 4년 만에 만난 탓에 낯이 익지 않다. 대부분 명함을 받지 않고 지나치지만 선거철이 돌아왔다는 느낌이 확연하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총력전이다. 후보를 확정하는 대로 본격적 유세에 나선다. 긴장감이 감돈다.

선거를 앞두고 긴장하는 곳이 또 있다. 인터넷 포털이다. 포털에게 총선은 인터넷 트래픽을 늘리는 큰 장이지만 심각한 타격을 주는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자칫 공정성 논란이라도 일어나면 후폭풍이 상당하다. 지난해 여당이 국정감사에서 포털 편파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프리즘]포털과 선거

양대 포털업체 네이버, 카카오(다음) 모두 선거기간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쓴다.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외부 전문가 힘을 빌려 공신력을 쌓는다.

선거철만 되면 포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이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정도로 국내 포털이 발전했다는 점에서 반겨야 하나, 아니면 정치권·유권자·포털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쌓이지 않았음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전자든 후자든 포털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공정성은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정치권은 포털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가까이 두고 싶어 한다. 포털에 중립을 원하지만 내 편으로 기우는 것은 내심 반긴다. 정치권이 이중적 잣대를 지닌 한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포털 때리기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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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해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처음 해외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카카오는 메신저를 넘어 O2O 서비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정치권발 후폭풍이 인터넷 산업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곤란하다. 물론 포털 스스로 공정성을 지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