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통점, 대형화된다

중소 휴대폰 유통점이 줄고 있다. 16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문 닫은 휴대폰 매장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중소 휴대폰 유통점이 줄고 있다. 16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문 닫은 휴대폰 매장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1년새 중소 휴대폰 유통점(판매점·대리점) 판매 비중은 23% 감소한 반면에 대형 유통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시장은 안정화됐지만 규제 쏠림과 수익 저하로 중소 유통점은 설 곳을 잃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법이 정착기에 접어든 만큼 시장 활성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형 유통망에 쏠린 규제로 인해 골목상권이 설 곳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충현 KMDA 회장(가운데)이 성명서를 읽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형 유통망에 쏠린 규제로 인해 골목상권이 설 곳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충현 KMDA 회장(가운데)이 성명서를 읽고 있다.

16일 KT경제경영연구소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단말기 판매시장에서 39%를 차지하던 중소 유통점 판매 비중이 2015년 30%로 감소했다. 중소 유통점을 10곳 가운데 3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반면에 전체에서 23%를 차지하던 대형 유통점 판매 비중은 30%로 증가(대형 유통점 기준 30% 증가)했다. 전속점·직영점까지 합하면 전체 70%를 차지한다. 전체 휴대폰 시장 축소 추세 속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다.

중소 유통점 월 평균 단말기 판매 수익은 720만원에서 375만원으로 48% 감소했다. 판매점 곳당 월 매장 유지비가 700만원임을 고려하면 판매점은 매달 325만원 적자를 본다는 게 KMDA 주장이다. 중소 유통점 수는 2014년 말 2만168곳에서 2015년 1만8300개로 9% 줄었다. 반면에 대형 유통점과 직영점 수는 8424개에서 9900개로 1년 사이 18% 증가했다.

1년 새 중소 휴대폰 유통점(판매점·대리점) 판매비중은 23% 감소한 반면 대형 유통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1년 새 중소 휴대폰 유통점(판매점·대리점) 판매비중은 23% 감소한 반면 대형 유통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중소 유통점 수익성이 저하된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유통점과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원금이 같다면 마일리지 등 혜택이 많은 대형 매장을 찾는 게 소비 심리이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이 줄고 기기변경 시장이 확대됐지만 이동통신사가 여전히 기변보다 번호이동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높게 책정하는 것도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KMDA는 무엇보다 중소유통점과 대형유통점·직영점 간 규제 차별이 골목 상권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통법 장점을 인정하고 법안 연착륙을 위해 ‘비대면 불법 온라인 근절’ ‘게릴라성 불법 지원금 살포 금지’ 등 활동을 펼쳐 왔지만 규제는 골목상권에 차별 적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년 새 중소 휴대폰 유통점(판매점·대리점) 판매비중은 23% 감소한 반면 대형 유통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1년 새 중소 휴대폰 유통점(판매점·대리점) 판매비중은 23% 감소한 반면 대형 유통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판매점과 대리점은 영업정지, 사전승낙철회, 전산차단, 과태료, 과징금, 구상권, 패널티(최대 수천만원), 단말기 공급 중단과 거래 철회 등 중첩 규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대형유통점과 직영점은 카드 할인, 상품권, 마일리지 등을 활용해 일반 유통이 규제로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충현 KMDA 회장은 “대형 이통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나 자회사는 과다한 리베이트를 몰아 줘도 방통위가 불법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편파적인 규제를 개선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단말기 유통 판매비중 변화(전체 시장)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KMDA

매장 수 변화(단위:개)

자료:유승희 의원실, 국세청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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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유통점, 대형화된다

휴대폰 유통점, 대형화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