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주영섭 중기청장에 거는 기대

[관망경]주영섭 중기청장에 거는 기대

지난달 취임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기업인 출신이다. 그가 발탁되기까지 주변에서는 아무도 몰랐다. 언론에도 물망으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관계도 학계도 아닌 기업인에서 중기청 수장이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조차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잇단 파격 인사다. 이에 앞서 3년 동안은 학계 출신 한정화 청장이 중기청을 이끌었다. 한 청장 역시 중기청 개청 사상 학계 출신으로는 첫 인사였다.

주 청장 취임 후 중기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기관 움직임이 예전보다 빨라지고 다이내믹해졌다. 민간 대기업 출신 기관장이 쏟아내는 오더가 만만치 않아서다.

정책으로는 수출 활성화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주 청장이 기술경쟁력 기반의 수출 활성화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해당 부서는 바빠졌다. 해외시장과나 기업혁신지원과는 요즘 주말도 없다. 토요일과 일요일도 비상근무다.

인사 정책에도 작지만 신선한 바람이 불었다. 서기관에서 과장으로 갓 승진한 이순배 과장을 이례로 창업진흥과장 자리에 발탁했다. 그동안 창업진흥과장 직위는 과장급 가운데에서도 여러 과를 경험한 중진 과장을 줄곧 발탁해 왔다. 국내 창업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무게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주 청장은 이 과장이 초임이지만 누구보다 창업정책을 많이 경험하고 다뤘다는 점을 중시했다. 발탁 과정에서 업무의 전문성을 봤다는 얘기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인사지만 기관 내부로도 평이 좋았다. 능력 있는 사람이 갔다는 평가다.

중기청은 지난주 개청 20주년 기념식을 내부 행사로 조촐하게 치렀다. 10년 주기로 돌아오는 기관 행사는 관례로 외형을 키우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잘한 일이다.

기업인 출신 중기청장은 뭔가 달라야 한다. 외부에 보여 주기 위한 일회성 행사보다 기업 한 곳이라도 더 둘러보고 다독거리며 챙기는 현장 중심형 기관장이 돼야 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