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통계와 신뢰

[관망경]통계와 신뢰

통계는 어떤 현상을 알아보기 쉽도록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종합해서 나타낸 것이다. 사회·경제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가 정책에서 통계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통계 결과는 현 국가 경제 상황을 짚어 보고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가 된다.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수출입 물가지수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동향, 통계청 산업활동 및 고용 동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국내 통계 지표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다. 국제 통계 지표에 훨씬 더 민감하다.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중국 등의 국내총생산(GDP) 및 산업생산 관련 지표가 발표되는 날에는 세계가 주목한다.

주요 통계에는 공통점이 있다. 누구나 신뢰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지표로 산출한다는 점이다. 발표 일정도 들쭉날쭉하지 않다. 통계 결과가 경제 상황에 긍정이든 부정이든 상관없이 매월 또는 분기, 반기 등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발표한다.

얼마 전 중소기업청은 `2월 중소·중견기업 수출 동향`을 발표했다. 통계 결과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다. 소폭 상승이기는 하지만 수개월 동안 하염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던 수출에 다소 희망이 될 수 있는 미세한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료 발표 시점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중기청은 중소·중견기업 수출액을 발표한 적이 없다. 매월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통계 수치가 아니었다. 뜬금없이 나온 2월 동향 자료여서 확인해 보니 답변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수출 성과가 좋지 않아 자료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의미 있는 통계가 나와서 자료로 냈다는 것이었다.

통계는 수치가 좋을 때만 발표하는 게 아니다. 입맛에 맞고 보기에 좋은 통계 수치만 골라 발표한다면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 정부가 약속한 통계 자료라면 매월이든 분기든 정해진 일정에 반드시 발표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국가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 대비도 할 수 있다.

신선미 전국부 부장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