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국내 중형차 새로운 기준 정립…한국지엠 올뉴 말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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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형차 시장은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오랫동안 독주체제를 형성해왔다. 종종 르노삼성자동차 `SM5`와 기아자동차 `K5`가 그 아성에 도전했을 뿐 큰 변화는 없었다. 그 때문에 차량 크기, 배기량, 연비, 실내공간 등 국내 중형차 기준은 쏘나타에 맞춰졌다. 한국지엠 `말리부` 역시 그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시장에서 큰 빛을 내지도 못했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올뉴 말리부`는 우리가 알고 있던 중형차 기준을 크게 벗어났다. 준대형차 수준 크기, 스포츠카 수준 엔진,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던 편의장치 등 기존 중형차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올뉴 말리부는 쏘나타가 만든 국내 중형차 기준을 다시 재정립하겠다는 한국지엠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올뉴 말리부 2.0터보 LTZ 모델을 타고 서울 광장동 W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양평 중미산천문대를 다녀오는 총 12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코스는 고속주행 안전성과 핸들링·코너링 등 곡선 주행 안전성 등을 알아볼 수 있게 이뤄졌다. 시내도로, 고속도로, 산길 등 다양한 도로 주행으로 실연비도 알아봤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올뉴 말리부 외관은 쉐보레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적용돼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장 4925㎜, 폭 1855㎜, 축거(휠베이스) 2830㎜로 길이와 축거가 동급 최대 크기다. 기존 말리부 대비 휠베이스는 93㎜, 전장은 60㎜ 늘어났다. 준대형 차량인 현대차 그랜저보다 전장이 5㎜ 길다.

전면부는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해 날렵한 느낌을 강조했다. 또 새로운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은 미래지향적 모습을 연출했다. 후면부는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의 LED 테일램프와 스포일러 기능을 겸비한 살짝 올라간 트렁크 라인이 적용됐다. 측면은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C필러를 완만하게 떨어트려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켰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실내 인테리어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실내 인테리어 (제공=한국지엠)>

실내는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앞좌석과 뒷좌석 무릎공간이 보다 여유로워졌다. 특히 뒷좌석 가운데 탑승자를 불편하게 했던 중앙 터널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뒷좌석 편의성도 높아졌다. 쿠페형 지붕 라인을 적용했지만 시트 위치를 낮게 맞춰서 충분한 머리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했다. 공간만 보면 중형차라는 인상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실내 인테리어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실내 인테리어 (제공=한국지엠)>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 상단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됐다. 쉐보레 `마이링크` 시스템을 제공하는 터치스크린 방식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애플 카플레이와 연동해 전화 통화, 메시지 확인, 시리 음성 명령 등이 가능했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각종 조작 버튼은 다소 시선이 분산됐던 이전 모델과 달리 정제되고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스티어링휠에 크루즈컨트롤과 볼륨 스위치도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조작 편의성이 안 좋은 기어봉의 토글시프트는 그대로 유지됐다.

올뉴 말리부 엔진은 1.5리터와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구성됐다. 4기통 1.5리터 엔진은 최대 출력과 토크가 166마력, 25.5kg.m다. 기존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할 만한 성능을 발휘한다. 캐딜락 세단 CTS에도 적용된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은 253마력의 동급 최대 출력과 36kg.m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승차감을 위해 전륜 맥퍼슨 스트럿 타입 서스펜션과 후륜 멀티링크 독립현가시스템을 적용했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시승차에 적용된 2.0리터 터보엔진은 정숙성과 가속능력이 3.0리터 자연흡기 엔진 이상이었다. 시동을 걸면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없었다. 터보엔진 특유 소음이 걱정됐지만 엔진룸과 차체 흡음장치 덕분에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시내도로에서는 구름 위를 달리는 것처럼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차체 중량을 130㎏ 감량한 덕분에 큰 차체가 불편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고속도로에서는 터보엔진이 `질주본능`을 드러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기 무섭게 속도가 올라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까지 속도가 올라갔다. 가벼워진 차체 덕분에 엔진 출력이 그대로 구현됐다. 또 고속주행 안전성도 웬만한 대형차 수준으로 높았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4000rpm 부근에서 변속이 부드럽지 못한 것. 보령공장에서 제작한 3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 2.0 터보엔진 간 궁합이 완벽하지는 않은 탓이다.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 (제공=한국지엠)>

중미산천문대에 다다르며 접했던 와인딩 구간에서 확인한 코너링과 핸들링은 기대 이상이었다. 덩치가 커지면서 선회 능력이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R-EPS 타입 파워 스티어링이 수준 높은 조향감을 제공했다.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한 서스펜션은 노면 대응력과 민첩한 운동성을 제공했다. 시승코스가 빗길이었지만 운전자를 안심시켰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최종 연비는 10.9㎞/ℓ였다. 악천후 속에서도 공인 복합연비(10.8㎞/ℓ)를 뛰어넘는 실연비가 구현된 것이다. 올뉴 말리부 시판 가격은 1.5L 터보 모델이 LS 2310만원, LT 2607만원, LTZ 2901만원이며, 2.0L 터보 모델은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LTZ 프리미엄팩 3180만원이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