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에너지-ICT 융합 통해 신산업 육성해야

[월요논단]에너지-ICT 융합 통해 신산업 육성해야

최근 뉴노멀(New Normal)로 통칭되는 세계적 저성장 기조와 중국과 경쟁 심화로 우리나라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위기의식이 일고 있다. 앞서 열거한 산업은 우리 인적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가 커 지난 30년간 국가경제 고속성장 원동력이자 주력산업으로서 나라경제를 지탱해왔다. 비록 현재 잠시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나 수십년간 경제성장 중추 역할을 해온 기업이 슬기롭게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경제 미래를 고려해본다면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주력 산업은 에너지 다소비형 장치산업으로 세계 경기에 민감하고, 유가 등 자원시장 변동에 취약하다. 더불어 지난해 `제21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파리협정`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은 새로운 경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주력 산업이 창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파리협정`으로 에너지 신산업이 2030년 12조달러에 이르는 거대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국내 25.7%, 해외에서 11.3%를 감축하는 총 37%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탄소배출권 구매 외에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수급체계를 혁신해야하기 때문에 에너지 신산업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에너지원의 변화는 수급 시스템 변화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공급 측면에서는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소비 측면에서는 수동적인 소비에서 능동적인 관리로 변해갈 것이다. 나아가 미래에는 소비자가 소비관리와 공급방식 모두를 선택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공급방식 변화는 기술 개발과 함께 연관 산업 육성 등 정부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계획 하에 진행해야 하는 과제다.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에너지 소비 분야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고효율 기기 등 보급을 늘리고 필요한 수요량에만 대응할 수 있도록 최적 공급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즉 에너지 낭비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지능형 에너지소비 기술이 필요한데, 그 중심에 소비예측, 소비제어, 공급단과의 양방향 소통 등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이 필수다.

이러한 `에너지-ICT 융합기술`을 통해 단일 소비자 에너지 효율화 및 집단 내에서 에너지 공유를 통한 효율화를 이뤄나갈 수 있다.

한편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ICT가 다양한 기술과 융합을 이끌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출현한 것처럼, ICT 융합 에너지기술을 통해 에너지 시장 게임방식이 바뀌면서 다양한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기업이 늘어나는 역동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의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통한 에너지 분야에 대한 혁신 지원과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 방향은 내용이나 시점 면에서 매우 적절한 것으로 이제는 실행을 통해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 신산업에 맞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면서 지속적인 민관협력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제조와 ICT 기술력이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운영 기술을 보유하는 등 에너지 융·복합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토양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봉 LG전자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 사장 b2bofficer@l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