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창업국가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 이스라엘 부모는 하교하는 자녀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통상 “즐거운 일 없었니?”라고 물어 보는 우리와 차이가 있다. 그들은 질문을 통해 자녀의 하루 일상을 유추한다. 아들, 딸의 관심 분야도 확인한다. 자녀는 본능에 따른 행동을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질문하는 습관이 몸에 밴다. 도로시 리즈가 쓴 책 `질문의 7가지 힘`을 어릴 때부터 실천하는 셈이다.

질문의 힘은 상상외로 강력하다. 적절한 질문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 놓을 수 있다. 질문에서 생각할 기회를 갖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 역시 질문에서 나오기도 한다. 질문은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의 원천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석 쿠팡 대표 같은 최고경영자(CEO)들도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올해 초에 만난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가 들려 준 현지 문화는 신선했다. 그와 더불어 `왜 이스라엘이 글로벌 경제에서 주목받는가` `투자 0순위 스타트업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뭔가`라는 의문도 다소 풀렸다. 그들은 질문으로 셀프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창의형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킨다. `썰전`에 가까운 교육 방식은 탄탄한 논리력을 길러 준다. 개개인의 능력을 뛰어넘어 가정과 학교 교육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실제로 유대인의 일상과 교육 방식은 오늘날 이스라엘을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대표 창업 국가다. 창업대국으로도 불린다. 특히 방산과 군수 분야 기술이 뛰어나다. 방화벽을 최초로 개발한 체크포인트를 비롯한 사이버 보안 기술력도 세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USB도 창업 아이템의 하나다. 우리 사정은 어떤가. 분명 한국 교실은 질문이 대체로 적은 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토론식 수업보다 여전히 주입식이 선호된다. 질문 많이 하는 학생을 사실상 집단따돌림(왕따)하는 교실 문화도 한몫한다.

물론 이스라엘이 창업 왕국이 된 이유는 이 같은 문화뿐만이 아니다. 국가의 역할과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국가는 청년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제공한다. 승자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실패의 아픔을 맛본 이에게는 재기의 희망을 준다. 패자부활전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우리 문화에서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과 대조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인류에 혁신의 장을 선물했다. 그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발판으로 누구나 과거보다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 `웹경제` 시대보다 `앱경제` 시대는 창업 문턱을 낮췄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백만장자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요즘 국내에서도 창업 붐이 일고 있다. 정보기술(IT) 붐이 한창 불던 2000년대 초에 버금갈 정도다. 종목도 다양하다. 음식배달 등 위치기반서비스, 개인간전자상거래(P2P) 대출서비스, 크라우드 펀딩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 열기가 뜨겁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대박`을 치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수십년 동안 재벌 대기업의 성장으로 발전해 왔다.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중소기업과 벤처 같은 산업이 튼튼해야 한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기업평가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겨 나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가 창업 대국으로 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