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시스템, 플렉시블 OLED용 장비 납기 연기...왜?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자료=삼성디스플레이)

AP시스템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할 1304억원 규모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장비 납기일을 6개월가량 미루면서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전체 연간 매출 규모에 큰 변화는 없지만 분기별 실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P시스템(대표 정기로)은 지난 1월 삼성디스플레이와 체결한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계약 납기일을 6월에서 내년 1월 31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통상 장비 납기 지연은 1~2개월 수준이지만 이번 사업은 지연 기간이 6개월로 비교적 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OLED 투자를 결정하고 국내 장비사를 대상으로 처음 발주한 사업이어서 더욱 관심이 크다.

AP시스템, 플렉시블 OLED용 장비 납기 연기...왜?

AP시스템은 이번 납기 지연 건에 대해 “고객사 생산라인 구축 진행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라인 구성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장비를 입고하는데 앞단에서 일부 조정이 발생하면 납기일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만큼 핵심 부분품 재고 확보 등의 문제로 납기를 조정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물량인만큼 당초 처음 공시한 납기일에 맞추는 게 빠듯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P시스템이 주로 공급하는 플렉시블용 OLED 장비는 제작기간이 1대당 약 5개월 이상 필요하다. 디스플레이 장비 중 비교적 제작기간이 긴 편에 속한다. AP시스템 장비 생산능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회사는 오는 12월 제2 공장 준공을 앞뒀다.

플렉시블 OLED 양산에 필요한 주요 장비 중 하나인 만큼 장비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비교적 서둘러 발주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체 설비 투자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르다보니 핵심 부품 수급 등 전반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장비 납기일이 늦춰지면서 AP시스템 분기별 실적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간 예상 매출 규모는 변동이 없지만 분기별 성적이 당초 예상보다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AP시스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실적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AP시스템은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3건의 국내 OLED 투자 관련 `백지 공시`를 냈다. 계약 상대방의 영업비밀 요청으로 계약 상대와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1월에만 삼성디스플레이와 각각 1304억원, 481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2건은 아직 정보 공개 유보 기한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계약 주체와 규모를 알 수 없다. AP시스템은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할 때 유리기판과 필름을 떼어내는 용도의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결정을 만드는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를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할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만드는데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AP시스템이 관련 장비 납품 계약을 맺은 것으로 분석했다. AP시스템의 지난 1분기 수주액은 진행률 기준 약 21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는 AP시스템이 지난해 매출 2931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4000억원대, 2017년 5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