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위기는 곧 기회

[프리즘]위기는 곧 기회

흔히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존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넓게는 국가나 기업 경영부터 좁게는 개인의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언제든 위기가 올 수 있다. 문제는 이후 대응이다. 최근 위기를 맞은 글로벌 기업 사례를 보면 위기 대응 방법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잘 보여 준다.

[프리즘]위기는 곧 기회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사태를 겪은 폭스바겐은 위기 대응에 실패한 대표 사례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공개되기 전에 기업 내부에서조차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연쇄 문제로 발생했지만 기업 대응은 적절하지 않았다. 사과와 인정보다는 변명과 회피가 먼저였다. 그런 와중에 의도 및 조직 조작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소비자 신뢰는 추락했다. 폭스바겐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반대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전략 제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발화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첫 사고 후 배터리 발화 사례가 속속 보고됐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 250만대 전부를 리콜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선택이다.

삼성전자 리콜 발표에 대해 국내외에서 긍정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한 홍보회사 임원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리콜은 전자 제조업체로서 의심할 여지없이 대담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카네기멜론대 교수도 “삼성의 대응은 훌륭하다”면서 “실수를 인정하고 전면 교체를 약속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부정 여론도 일순간에 긍정으로 돌아섰다. 비판과 비난 일색이던 기사 댓글이 삼성전자의 결정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소비자 신뢰도 잃지 않았다.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갤럭시노트7 위기는 진행형이다. 그러나 순조롭게 리콜 사태를 마무리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전자자동차산업부 차장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