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온라인 쇼핑 환경 조성을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어서면서 온라인 쇼핑도 빠르게 우리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3년 38조4979억원에서 2년 만에 53조8883억원으로 증가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물건을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이 가져다 준 편리함의 이면에는 어두운 측면도 존재한다. 예기치 못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 생산 주체가 불분명한 기만 정보로 말미암아 소비자 스스로 잘못 선택하거나 판매자가 모호해 환불 또는 사후관리(AS) 자체가 막혀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을 구입했는데 나중에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인터넷 카페에서 구입한 운동화에 문제가 있어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을 당했다는 사례가 있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수요가 형성되면 다른 사람의 상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인터넷 거래 특성상 소비자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

이달 3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은 이런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한편 이미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기 위한 제도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임시중지명령제를 도입, 사기 사이트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법 위반이 명백하고 다수 소비자 손해를 예방할 긴급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임시로 사기 사이트 판매 중지를 명해 피해 확산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다.

둘째 인터넷 카페·블로그에서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한 다양한 효율 수단이 도입됐다. 포털사업자는 카페·블로그형 쇼핑몰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상 의무 사항을 준수하도록 안내·권고하고, 쇼핑몰사업자의 주소·전화번호와 같은 신원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 소비자가 피해를 본 경우 카페·블로그 고객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원하는 피해 구제 기관에 간편하게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셋째 음악, 영화 등 디지털콘텐츠와 관련된 청약 철회 기준이 마련됐다. 사업자가 미리 듣기, 미리 보기와 같은 시험용 상품을 제공하고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온라인 쇼핑몰에 표시한 경우 소비자는 디지털콘텐츠를 구매해 내려받은 후 청약 철회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열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못 잡는다`는 말처럼 정부의 정책 노력이나 제도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안전한 온라인 쇼핑 환경이 정착되기 위해 사업자의 자발에 따른 적극 자정 노력과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 습관이 중요하다.

사업자는 거짓·과장 광고 등 불공정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상거래 관행은 일시성 매출 증가는 가능하지만 소비자 불신을 키워 장기로는 사업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다.

소비자도 꼼꼼하고 현명한 소비 습관을 익혀야 한다. 구매하기 전에 해당 온라인 쇼핑몰의 신원 정보가 정확히 표시돼 있는지, 다른 소비자들의 이용 후기는 어떠한지, 취소·환불 기준은 어떤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금 구매 때는 결제대금예치서비스(escrow)를 이용해야 대금 결제 후 제품이 배송되지 않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규모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은 사업 방식 다각화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소비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건전한 온라인 쇼핑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신뢰` 확보가 관건이다. 이번에 개정되는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시행이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jcj21@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