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가격 대비 충실한 성능 갖춘 볼보 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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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0은 볼보자동차가 꺼낸 `조커`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D·E세그먼트(중형·중대형) 세단은 전체 36%를 차지하는 가장 판매량이 높은 차종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가 속한 E세그먼트는 독일차를 위한 무대다. 렉서스 `GS`, 재규어 `XF` 등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볼보는 화려한 내·외관과 첨단 기능을 잔뜩 장착한 S90을 독일차와 어깨를 겨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작전이 성공한다면, 최근 3년 간 세단 신차 없이 165% 가량 성장한 국내 판매량도 날개를 달 것이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지난 26일 볼보 S90을 타고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송도 쉐라톤그랜드 인천 호텔을 다녀오는 왕복 110㎞ 구간을 시승했다. 영종도에서 송도로 갈 때는 S90 D5 AWD 인스크립션 모델을, 돌아오는 길에는 S90 T5 인스크립션 모델을 운전했다. S90은 볼보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량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동급 모델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뒤지지 않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묻어났다. 다만 E클래스, 5시리즈와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S90은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 쿠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주간주행등(DRL), 대형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 `ㄷ` 형태 테일램프 등은 양산차라기보다 콘셉트카 같은 미래지향적 느낌이 강했다.

측면에서 보면 앞 오버행이 짧고 노즈가 긴 뒷바퀴 굴림방식 라인을 갖췄다. S90은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는 차량이지만, 이런 무게배분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다. 기존 S80이 꾸미지 않은 투박한 남성 같았다면, S90은 멋을 부릴 줄 아는 `그루밍족`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뉴 S90` 실내 인테리어(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뉴 S90` 실내 인테리어(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실내는 XC90에서 선보인 형태와 거의 동일했다. 오히려 인테리어가 세단에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100% 천연 우드 트림을 적용해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냈다. 태블릿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로형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로 센터페시아 내의 버튼을 최소화 시켰다. 터치스크린 방식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시동버튼은 버튼 방식이 아닌 다이얼 방식이다. 위치도 스티어링휠 뒤쪽이 아닌, 기어노브에 장착됐다.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척추를 닮은 인체공학적 시트에 최고급 가죽인 나파(Nappa)가죽을 적용했다. 착좌감은 웬만한 가죽소파보다 안락했다. 운전석과 보조석에는 마사지 기능을 추가했다. 뒷좌석에도 동일한 가죽이 적용돼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다만 소형 차량에나 적용될 만한 작고 단순한 2열 암레스트는 아쉬웠다. 동급 차량 대부분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암레스트가 적용됐다. 제네시스 G80은 인포테인먼트 조작까지 가능해, `쇼퍼드리븐카(운전자를 두고 오너는 뒷좌석에 타는 차량)` 역할도 가능하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S90 D5 AWD는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m 힘을 내는 2.0리터 트윈터보 디젤 엔진을 얹고 있다. D5 엔진은 `파워펄스` 기술을 적용해,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렇다고 폭발적인 가속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동급 독일차보다 수치상 마력과 토크는 높지만,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힘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부족했다. T5 모델은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m 힘을 내는 2.0 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저속에서는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고속에서 치고 나가는 가속력은 D5보다 뛰어났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특이하게 뒤 멀티링크의 스프링이 코일 타입이 아니라 리프(겹판) 스피링이다. 각종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를 위해 뒤쪽의 중량이 증가하면서 이런 세팅을 한 것이다. 다만 스티어링휠 응답성은 즉각적이진 않았다. 회전구간이나 U턴을 할 때도 예상했던 각도보다 좀 더 작게 돌았다. 이질감이 크진 않았지만, 독일차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주행모습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준자율주행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Ⅱ`는 기대 이상 성능을 보여줬다. 이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유지시스템(LKAS)을 합친 기술이다. 차로가 뚜렷하고 시속 15㎞ 이상(또는 전방 차량이 감지될 경우)인 때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자동차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해 가며 스스로 제동과 가속을 번갈아 했다. 스티어링휠을 놓고 있으면 약 13초 동안 유지됐으며, 스티어링휠에 손만 얹고 있어도 이 기능은 지속됐다. 도심, 고속도로 가리지 않고 안전하면서 편안한 주행에 큰 도움을 줬다.

S90 시판 가격은 △D4 5990만~6690만원 △D5 6790만~7490만원 △T5 6490만~7190만원 등이다. 최대 경쟁모델인 E클래스(6650만~7900만원)보다 400만~500만원가량 저렴하다. E클래스는 양산차 중 최고수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드라이빙 어시스턴스`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7000만원 이상 고급 트림을 구입해야 한다. 반면 S90은 `파일럿 어시스트Ⅱ`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 크기도 동급에서 G80 다음으로 크다.

19개 스피커로 차안을 콘서트홀로 만들어주는 `바워스&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최고다. 가격과 옵션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전면부에 비해 힘이 많이 빠진 후면 디자인과 2% 부족한 주행성능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에 장착된 하이엔드 사운드시스템 `바워스&윌킨스(B&W)` 스피커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90` 에 장착된 하이엔드 사운드시스템 `바워스&윌킨스(B&W)` 스피커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