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파행 국감 관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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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경]파행 국감 관전기

20대 국회 국정감사 역시 한 편의 막장 드라마다. 3분의 2가량 흐른 지금 보면 기대 이하다. 아니 낙제점이다. 국감 초반 3분의 1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집단 보이콧으로 파행됐다. 그나마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원회는 국감을 시작했지만 여당 없는 반쪽짜리였다. 둘째 주부터는 새누리당 대표가 단식을 풀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감장에 나왔지만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상화가 의심될 정도다.

교문위 국감은 지난달 여야 의원의 증인 신청 때부터 파행이 예고됐다.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고, 그 뒤에 비선 실세가 깊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연이어 터졌다. 최순실, 차은택, 밀라노엑스포, 한국관광공사, 이승철, 최경희, 미르, K스포츠, 늘품체조, 이화여대 입학 특혜 등 키워드만 해도 고구마 줄기처럼 얽혔다. 여당은 야당이 신청한 증인 19명 가운데 단 한 명도 허락하지 않았다. 여야 3당 간사가 수차례에 걸쳐 논의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증인채택 시한이던 6일과 7일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피감기관(시·도교육청) 증인이 출석해 있음에도 지루한 증인 채택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27일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문위 국감에서는 미르, K스포츠재단 의혹을 규명하고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27일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문위 국감에서는 미르, K스포츠재단 의혹을 규명하고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전체 국감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등 비선 실세 의혹 파헤치기로 일관해 정작 중요한 문화·관광·체육, 교육 정책 현안은 꺼내 보지도 못했다. 밤을 지새우며 국감을 준비한 공무원들은 허탈했다. 이들은 직접 시달리지 않아 편하기는 했을 테다. 하지만 내가 낸 세금을 정부가 얼마나 효율 높게 썼는지 확인하려 한 국민은 어떤가.

증인 채택에 협조하지 않은 여당과 의혹 파헤치기에만 몰두한 야당 모두 파행 국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십 차례 자료 요청해도 제출하지 않고 `알아보겠다` `확인해 조치하겠다`는 답변으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정부나 `예` `아니오` 답을 강요하는 의원들, 여기에 앵무새처럼 똑같은 답만 되풀이해 내놓는 증인도 마찬가지다.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6일 교문위 국감에서 유성엽 위원장이 국감 중지를 선언하고 교문위 일반회의를 열자 새누리당 의원이 집단 퇴장했다
<6일 교문위 국감에서 유성엽 위원장이 국감 중지를 선언하고 교문위 일반회의를 열자 새누리당 의원이 집단 퇴장했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