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불꽃놀이의 원리

[과학 핫이슈]불꽃놀이의 원리

지난 8일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100만여명(경찰 추산 70만여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성황리에 끝났다. 보통 불꽃놀이는 월드컵, 올림픽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의 개·폐막식에 동원돼 웅장하게 그 시작과 끝을 알린다. 축제에서 보여주는 불꽃놀이는 한강 등에서 볼 수 있는 작은 폭죽과는 비교되지 않는 규모다. 폭탄 같은 소리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불꽃놀이의 아름다운 색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불에 타는 물질은 모두 `불꽃`과 `폭발`을 일으킨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할 만큼 폭죽이 높게 올라가 폭발을 하려면 화학물질이 필요하다. 화약을 만드는 재료인 질산칼륨, 유황, 목탄(숯)을 섞어 공중에서 터지게 한 것이 바로 불꽃놀이다.

하늘 높게 올라간 불꽃이 터지면서 다양한 색을 내는 것은 바로 금속의 불꽃반응 때문이다. 색색의 불꽃을 `스타`라고 부른다. 소형 스타는 빨리 타면서 작은 불꽃을 만들고, 대형 스타는 천천히 타면서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무지개 색을 내는 스타도 있다. 금속 중에는 고유의 색을 내는 것들이 있어서 연소하면서 특유의 색을 나타낸다. 이를 불꽃반응이라고 한다.

바륨은 녹색을 만들고 알루미늄은 흰 색, 스트론튬은 붉은색, 칼슘은 주황, 나트륨은 노랑, 구리는 파란색이다. 보라색은 구리와 스트론튬을 혼합해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폭죽은 세밀하게 짜인 프로그램과 음악에 맞춰 컴퓨터가 미리 정해놓은 시각에 무선신호를 받아 웅장한 소리와 함께 하늘로 발사된다.

금속 원소나 금속 원소를 포함한 화합물을 불꽃 속에 넣을 때 원소 특유의 불꽃색이 나타나는 이유는 가시광선 영역의 파장을 가진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금속 원소의 원자가 가열 전에는 안정한 바닥상태에 있다가 불꽃 속에서 가열되면 불안정하게 들뜬상태가 되고, 들뜬상태에서 다시 원래 바닥상태로 되돌아갈 때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의 색을 보이는 것이다.

불꽃놀이의 원형은 횃불이었다. 고대 인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등에서 기원전부터 횃불을 사용했고 주로 신호로 써왔다. 고대 중국에서는 전쟁터 신호 등으로 사용했다. 가장 먼저는 7세기 초 중국 수나라에서 불꽃놀이가 시작했다. 13세기 화약이 발달하며 불꽃놀이도 함께 발달해 이탈리아 피렌체에 전파됐다. 15세기 무렵에는 유럽 각지에 불꽃놀이가 퍼졌으며 그 후 일반화 됐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말 궁중행사에서 불꽃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불꽃축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88올림픽의 개·폐막식에도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과학 핫이슈]불꽃놀이의 원리

불꽃의 모양을 보여주는 별, 분수 등을 담은 폭죽(화공품)을 `연화`라고 한다. 연화는 동그란 공 모양을 주로 이용하는데 구성품이 성, 활약, 옥피, 도화선, 추진체, 속화선이다. 이 옥피 안에 성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불꽃 모양과 색이 결정된다. 불꽃이 폭발하는 것을 꽃에 비유해 개화라고 한다. 불꽃 크기와 터지는 시간은 연화의 크기와 도화선 길이가 좌우한다. 폭죽인 연화가 클수록 많은 성이 들어가고, 더 높은 곳에서 터지며 개화 반경도 커지게 된다. 연화옥 안에는 또 다른 연화옥을 넣을 수 있다. 연화 속에 소형 연화를 여러 개 넣으면 시간차를 두고 터지면서 여러 송이의 불꽃이 끝난 것처럼 보인 시점에 다시 크게 개화한다.

불꽃놀이는 연화 도화선에 불을 직접 붙이다가 전기점화방식으로 진화했다. 그러다 현재는 컴퓨터로 발사한다. 불꽃놀이는 기술 발달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해 불꽃이 터지는 시점을 30분의 1초까지 조정할 수 있다. 뮤지컬, 영상, 레이저, 조명, 퍼포먼스 등을 스토리텔링화한 멀티미디어 불꽃쇼는 매년 더욱 진화된 문화 콘텐츠로 개발되고 있다. 여러 불꽃 제작자들이 자신의 개성을 뽐내는 거대 축제에는 불꽃 크기, 색깔, 배치, 개화 시간 등을 정밀하게 고려해 불꽃을 만든다. 불꽃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는 `화가`와 같은 역할인 셈이다.

원리를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불꽃축제는 1985년에 시작돼 해마다 8~10개국 대표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축제다. 6월 말에서 8월 초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밤 10시에 맞춰 30분간 불꽃쇼가 진행된다.

일본 오마가리 전국 불꽃 경기대회는 1910년에 시작된 일본의 3대 불꽃축제 중 하나다. 매년 8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오마가리시는 인구 4만명의 작은 도시로 화약산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해마다 인기가 늘어 매년 70만명이 찾는다.

부산불꽃축제도 아시아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10월 광안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는 국내외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는다. 대부분 광안리 백사장에서 축제를 즐기고, 인근 황령산에도 인파가 몰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