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02> 위기의 파리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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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02> 위기의 파리협약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대다수 언론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승리를 예측했기에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막말, 기행 등으로 논란, 화제를 몰고 다녔습니다. 향후 정책 행보는 한마디로 `예측불가`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존 주요 정책을 파기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195개국이 참여한 `파리협약`도 그 대상입니다. 트럼프는 협약을 파기하고 당사국에서도 탈퇴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한발 나아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다시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관련 지원을 없애겠다고 합니다. 파리협약은 국제사회 약속이자 그동안 미국이 구심점 역할을 해왔기에 트럼프 입에 세계의 눈이 쏠립니다. 기후변화협약이 무엇이고 미국이 탈퇴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미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Q:파리협약이 무엇인가요.

A:파리협약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체제입니다.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직후 2021년 1월 발효됩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5년마다 개선해야 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꾸준히 감소시켜 이번 세기 후반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온실가스가 대부분 수송, 산업 분야에서 배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 성장이 한창인 개발도상국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은 2020년부터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원금으로 최소 1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파리협약은 이전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하는 첫 합의입니다. 2005년부터 발효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첫 국제협약 교토의정서는 38개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지웠습니다.

Q:파리협약이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A:파리협약 목적은 분명합니다. 인류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줄이고 최종적으로 배출하지 말자는 겁니다. 당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산업, 에너지 분야입니다. 우리는 하루도 전기를 쓰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자동차도 매일 다녀야 불편하지 않겠죠. 옷도 때마다 사고요.

생각해보면 모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분야입니다. 전기는 주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태워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 생산합니다. 자동차 연료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옷, 생수병 등 매일 소비하는 수많은 것들이 석유를 사용해 만듭니다.

파리협약은 이 모든 분야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하는 대단히 위대한, 하지만 어려운 도전입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이 모두 기후변화 대응의 산물입니다. 이전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불편하고 돈이 더 많이 들겠죠. 이 때문에 파리협약을 열심히 이행하는 나라는 오히려 산업 분야 등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모두 동시에 참여하고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도와주기로 협력관계를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02> 위기의 파리협약

Q:미국이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 어떻게 되나요.

A:미국 의회는 올해 9월 파리협약을 비준했습니다. 법적으로 파리협약을 이행하겠다는 근거를 마련한 겁니다. 그런데 파리협약 폐기 의사를 밝혀온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트럼프는 파리협약을 폐기하고 유엔 지구온난화 프로그램에 미국 혈세가 들어가는 것을 멈추겠다는 입장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송유관을 건설해 미국 주요 에너지원을 화석연료로 돌려놓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더불어 탄소배출제규제안 청정전력계획(CPP)도 폐기하겠다고 합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입니다. 이런 미국이 지금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 인도 등 에너지 소비 대국이 파리협약을 지킬 리 있을까요. 이들 국가가 빠진 상황에서 남은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행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아마 파리협약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많은 나라가 탈퇴할 겁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시 크게 늘어나고 세계가 경쟁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할 겁니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신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Q:미국 탈퇴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될까요.

A:현행 규정을 보면 미국의 `공식적` 탈퇴는 쉽지 않습니다. 파리협약 탈퇴 규정을 보면 협약당사국은 발효 직후 3년간 탈퇴가 불가능합니다. 탈퇴 의사를 밝혀도 1년간 공지기간이 필요합니다.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은 4년입니다. 앞으로 4년간 트럼프 집권기간 동안 미국이 파리협약에서 발을 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탈퇴 의지를 고수하면 파리협약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1992년 체택한 `유엔기본협약(UNFCCC)` 가입국 지위를 포기해 파리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 있고, 집권 4년 동안 `준비기간`을 이유로 이행을 미룰 수 있습니다. 협약이 발효된다하더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투자, 규제 등을 모두 백지화해 무시할 수 있습니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참여한 대장정이 단 한 사람에 의해 시작도 하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몰린 셈입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