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압박 시달리는 렌즈·액추에이터 업계…새 성장판 절실

초소형카메라모듈(CCM) 핵심 구성품인 렌즈 모듈과 액추에이터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가 신성장동력 확보, 생산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분기 기준 H사 렌즈모듈 평균 단가는 1092원, 보이스코일모터(VCM) 액추에이터 평균 단가는 429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각각 1123원, 6054원이던 것에서 하락했다. 2014년 1434원, 7307원에 비하면 하락 폭은 더 크다.

이들 품목은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초소형 카메라모듈 핵심 구성품이다. 카메라모듈 제조사가 수요 기업이다. H사는 렌즈모듈과 액추에이터, 카메라모듈을 대기업 S사에 공급한다.

국내 대표 수요기업인 S사의 수급 단가를 봐도 이들 부품 단가 하락 폭이 크다. S사는 3분기까지 어세이-VCM 렌즈를 평균 3788원에 사들였다. 렌즈 모듈과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덩어리 부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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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사는 지난해까지 이 부품을 평균 4296원에 구매했다. 올해 4000원 선이 붕괴됐다. IM과 해성, 옵티스, 방주 등이 주요 공급사다. 카메라모듈 사양이 평준화되면서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둔화됐고, 카메라모듈도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카메라모듈 제조사는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여파가 후방 산업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회사가 많아졌고 카메라모듈 1차 벤더들 간에도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매년 비용절감이 발생하고 있고 경영난을 겪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CCM 주요 구성품 제조사가 경영난을 겪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블루필터 공급사 나노스, 액추에이터 공급사 옵티스 모두 법정관리 중이다. 이들 기업 모두 삼성을 주요 고객사로 둔 회사다.

경쟁에서 생존한 기업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H사는 렌즈모듈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 중이다. 생산 비용을 낮추는 전략이다. 드론용 카메라,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 자동차·보안 시장 등으로 매출처도 다변화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용 카메라모듈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 수요가 발생하겠지만 장기적인 가격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특정 기업이나 산업의 매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