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인공지능과 함께 가는 새로운 정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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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경 교수
<정태경 교수>

미래에 새롭게 나타날 직업과 인공지능(AI)이 대체할 확률 높은 직업이 무엇일까를 물어 보면 하나같이 기대와 우려 섞인 대답으로 돌아온다. AI 기술이 초기부터 철학, 심리학, 사회학 등 인문학과 더불어 연구돼 왔다는 사실은 컴퓨터가 일자리를 침범할 것이라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당장 취업에 목매 적성검사를 보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상황을 본다. 그들에게 AI 출현은 미래 사회에 일어날 걱정거리의 하나다. 그 와중에 학생들이 지원하는 대기업은 대부분 정보기술(IT) 관련 회사다. 학생들 눈높이에서 앞날을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AI와 사회 변화, 즉 미래 일자리를 곱씹어 봐야 한다.

또 우리가 느끼고 있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AI 기술이 다소 오래 전부터 있던 학문 분야지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초기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 역기능에 대응하는 연구는 대체로 낮은 비중을 두고 논의돼 왔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정책으로 경제·사회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모형과 툴이 제시된 사례가 매우 빈약하다.

클라우스 슈바프가 주창한 `4차 산업혁명 도래`라는 주제도 있고 독일에서 시작한 인더스트리 4.0도 있지만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미래 사회에 변화될지는 아직까지 정확히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에 있던 우리나라 `정부3.0` 기조의 단순 공공 데이터 개방은 이제 변모할 시점이다.

AI가 단순히 컴퓨팅에 의한 뇌와 바이오 정보 학습이 아니라 이제는 환경, 추론, 판단, 예측 등으로 발전돼 가는 것을 바라볼 때 우리는 곧 다가올 내일이 어떻게 경제·사회 변화를 맞이하고 변화의 영향을 받는지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혹시 시대 흐름에 뒤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감은 어찌 보면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제는 컴퓨터가 스스로 감정을 지니고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프로그램도 나올 법 하다. 미래가 어느 방향으로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적어도 누군가는 우리 공동체를 위해 기술과 정책을 동시에 고려, AI 시대의 사회 불안감을 해소하는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과학기술의 대전환기를 맞게 됨으로써 `디지털 정체성`으로 개인·그룹 간 신속한 상호 연결성이 늘고 있다. 어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느낀 정보가 더 이상 최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기술이 개인·기업·국가 신뢰성과도 관계가 있게 된다. 하물며 국가 신뢰도와 IT 활용 이미지는 진정한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정체성을 띠게 될 것이다. 아마도 비인간화될 것이라는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대응 전략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도로를 걸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모바일 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ICT 융합 시대에 이제 우리 사회는 새로운 개념의 `AI와 함께 가는 정부4.0`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구성원들이 느끼는 사회 및 심리 불안 요소들을 해소하고 줄이기 위한 관련 기술과 정책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기술이 정확히 어떻게 나의 미래 직업과 사회를 변모시킬 것인지와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서 제시해야 한다. 단순한 데이터 개방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분야별 전문 지식을 AI 시대에 맞게 접목, 새로운 `정부4.0 데이터`를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사회 불안감을 해소하는 길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현실은 곧 미래로 바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기술이 예고 없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미래 사회는 컴퓨터를 두려워한다거나 직업이 사라질까 불안해 하는 마음 없이 편안한 미래 사회로 연결돼야 한다. `파랑새`의 작가 모나스 마테를링크가 이야기한 무지갯빛 미래는 우리의 앞선 기술과 바른 정책이 하나로 돼 지금 이 시점보다 나아져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파랑새 깃털을 진정 파랗게 변화시켜 가는 모습으로 돼야만 한다.

정태경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 ttjeong@sw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