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상상 속의 현실을 그리자

[미래포럼]상상 속의 현실을 그리자

오는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이 개최된다. CES는 융합·진화·스마트의 약자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키워드로 떠올랐다. 올해 선보일 제품의 트렌드 역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로봇이 중심이 되고 있다.AI,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인해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쓰나미는 실로 가공할 만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못하고 있고, 설령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만한 준비를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세상의 변화 속도에 따라가기에는 너무 버거운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행히 선도 대학과 연구소, 정부에서는 신기술과 새로운 세상의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몇 개의 보고서들이 연속으로 발표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인공지능과 2030년 생활(Artificial Intelligence and Life in 2030)`을 발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미래 대비(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12월 백악관에서는 `인공지능, 자동화, 경제(AI, Automation and the Economy)`란 보고서를 각각 발간했다.

대개 50여 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세세한 기술 내용이라기보다 이들 기술의 발전이 세계 경제의 성장, 노동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각도에서 분석·제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목할 만한 이슈로는 첫째 고용 형태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다.

기술 발전으로 이미지 인식 오류가 인간 평균 수준인 5%보다 더 낮은 3.5까지 낮아졌다. AI는 기술 진보를 통해 인간의 평균 역량을 넘어섰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어렵고 힘든 일과 24시간 생산이 가능한 로봇의 출현으로 하루 18시간 노동하는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라이프스타일 혁명은 시작됐다. 외형 성장만을 중시하는 예전과 달리 개인의 행복 및 정신의 풍요도 함께 추구하는 삶이 중요해지고 있어 이를 즐길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150년 전 미국인의 노동력 50%가 농업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금은 전체 노동자의 2%에 불과하다. 2%의 농업 노동자가 미국 전체가 소비하고도 남아 수출할 정도의 생산을 한다. 이제 무인 차량의 도입은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고, 버스·택시 기사란 직업 자체도 사라지겠지만 삶의 질 자체는 윤택하게 돼야 할 것이다.

둘째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와 대응이다.

CES에도 주목되고 있지만 앞으로 새롭게 확대될 산업은 데이터 관련 분야다. 4차 산업혁명은 IoT, 빅데이터, 무인화 기술에서 비롯된다. 신산업을 받아들이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공학, 통계, 정보이론 등을 학습한 더 많은 ICT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단일화보다 다양성, 폐쇄가 아닌 개방형 집단지성의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고 있다.

한국형 경제를 견인한 비결은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20세기에 2차에서 3차 산업경제로 변신할 때도 한국은 산업 변혁에 대응하는 업무와 기술을 슬기롭게 엮어 왔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제 미래 변화에 대응할 시스템으로 새롭게 세팅할 시기다. 보고서들의 결론 역시 미래에 대한 답은 대체로 교육 강화다.

새해 벽두에 미래를 제시하는 보고서와 CES 행사를 지켜보면서 무인시대,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 엄청난 쓰나미가 밀려 올 거라는 기대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오는 2월에 범정부 차원의 `4차 산업혁명전략위원회`가 신설된다고 한다. 핵심 기술 개발, 산업 구조 혁신, 인재 양성, 고용 구조 변화 등 상상 속의 현실이 제시된 멋진 보고서가 상반기 안에는 발간된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된다.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연구위원 ssc03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