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네이버 대 네이버

[프리즘]네이버 대 네이버

새해 국내 인터넷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네이버 신경영 체제 출범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한성숙 서비스총괄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한 내정자는 오는 3월 공식 취임한다.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교체는 8년 만이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우려보다 기대가 높다. 초보 CEO라는 이유로 걱정하기엔 최근 네이버의 성적표가 아주 좋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도 전년에 이어 또 한 번의 최고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한 내정자도 말이 초보 CEO일 뿐 이미 네이버 서비스부문을 총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필자 개인으로도 한 대표의 네이버를 응원하는 마음이 앞선다. 네이버의 세대교체 과정은 신선하다. 미리 차기 대표를 공표하고 새 체제가 연착륙하도록 완충 기간을 뒀다. 현 대표와 차기 대표 내정자가 공식 행사에 나란히 참석, 서로를 소개하는 모습 또한 인상 깊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CEO 승계 프로그램이 실패작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여기까지는 바람이고 희망 사항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과 규제 리스크가 여전한 대한민국에서 네이버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한 내정자가 밝힌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도 어려운 과제다. 지난해 구글이 알파고를 내세워 서울 한복판에서 벌인 `AI 축제`를 구경만 해야 하던 네이버다. 올해 선보일 AI 스피커 등이 네이버의 기술 혁신 이미지를 얼마나 높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결국 `한성숙의 네이버`가 넘어야 할 것은 구글이 아니라 지금의 네이버다. 최고 실적을 거두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네이버, 연구개발(R&D) 노력에도 기술 혁신·선도 이미지가 부족한 네이버가 한 대표 내정자의 극복 대상이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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