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인생은 큐 사인 없는 생방송 `트루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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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생애를 숨김없이 공개합니다.”

영화 `트루먼쇼` 포스터 이미지.
<영화 `트루먼쇼` 포스터 이미지.>

`트루먼쇼`는 호주 출신 피터 위어 감독이 1998년 제작한 영화다. 트루먼(짐캐리)은 24시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트루먼쇼의 주인공이다. 세계 20억 시청자들은 트루먼의 탄생부터 결혼생활까지 일거수일투족을 TV 생방송으로 지켜본다.

트루먼은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자신의 삶이 TV에 생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던 중 같은 대학에서 짝사랑하던 로렌이 “모든 것은 너를 위해 만들어진 가짜야”라고 말하자, 의문을 품는다. 이후에도 몇 년 동안 매번 반복되는 일상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트루먼은 자신의 아내마저도 트루먼쇼를 위해 고용된 배우라는 점을 깨닫고 현재 살고 있는 섬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트루먼이 살고 있던 섬은 방송을 위해 미리 만들어진 세트장이다.

트루먼은 어러번 죽음의 고비를 넘긴 끝에 `트루먼쇼` 세트장 출구에 도착한다. 연출된 공간에서의 탈출을 앞둔 트루먼에게 쇼 기획자인 크리스토프는 대화를 시도한다. 그는 트루먼에게 “자넨 이미 스타야”라는 말을 건네며, 트루먼이 세트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혹한다. 잠시 머뭇거리던 트루먼은 “오늘 하루 다시 못 만날 수도 있으니 하루치 인사를 모두 해두죠.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이트”라는 말을 건넨 후 세트장 밖으로 탈출한다.

트루먼쇼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상상을 영화 소재로 활용했다. 간혹 우리는 삶이 지치고 힘들때, 이 모든게 짜여진 각본이었으면 하는 상상을 한다. 짜맞춰진 세트장을 넘어서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위한 인생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씁쓸한 메시지를 던진다.

트루먼이 세트장 문을 열고 탈출에 성공하는 장면이 방영되자,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아쉬움 대신 환호로 답한다. 30년간 트루먼의 삶을 지켜볼 땐 드라마를 보듯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막상 트루먼이 현실에서 도피하자 함께 열광하는 장면은 인간의 잘못된 이중적인 모습을 연상케한다.

리얼리티 TV쇼가 특정 정신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뉴욕대와 맥길대학의 형제 연구자인 조엘, 이안 골드 박사는 보고서에서 자신이 리얼리티TV쇼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는 증상을 보이는 `트루먼쇼 망상` 정신병을 소개한 바 있다. 리얼리티 TV쇼가 무조건 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대망상이나 편집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감독은 트루먼 쇼가 끝나자 재빨리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의 모습은 눈에 보이는 이슈에만 집착하는 현대 사회의 단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영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가 희생 당하고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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