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조류인플루엔자(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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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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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살처분된 가금류 수가 300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 6번의 AI 확산 중 역대 최대 수치다. 정부의 총체적 부실 대응으로 피해는 무섭게 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왜 발생하는지, 바이러스 종류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위험도 따라 저·고병원성으로 나뉘어

AI는 철새, 닭, 오리, 칠면조 등 조류의 급속 전염병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인간생활에 유용하게 길들이고 품종개량한 가금류에서 피해가 크게 발생한다.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켜 죽음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AI 바이러스는 전파속도,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크게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AI는 위험도가 높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관리대상 질병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발생시 OIE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고병원성에 감염된 닭이나 칠면조는 급성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서 100% 폐사될 수 있다. 하지만 오리에서는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구분된다. 조류가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A형이다. A형 AI 바이러스는 다양한 아형이 있다. 이 바이러스 표면에는 혈구응집소(HA)와 뉴라미니다제(NA)라는 표면항원 유전자를 갖고 있다. 혈구응집소는 16가지(H1~H16), 뉴라미니다제는 9가지(N1~N9)가 알려졌다.

◇변이 계속 일으키며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고 순서가 바뀌고 합쳐지면서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를 생성하는 `항원변위`를 일으키기도 한다. 항원변위가 발생하면 숙주는 이 바이러스에 면역성이 전혀 없고 기존의 백신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순식간에 퍼진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혈청아형이 매우 많고 변이가 쉽게 일어난다. 이들 아형이 서로 조합을 이뤄 H5N1, H7N2, H9N2 등의 144종의 혈청형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전라남도 영암군 신북면 한 육용 오리 농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H5N6형이다.

중앙백신연구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증상을 일으키는 AI 바이러스는 주로 H5와 H7형에 속하는 것이다. H5와 H7형은 대부분 비병원성이나 저병원성이지만 지속적인 순환감염으로 변이가 일어나 저병원성에서 고병원성으로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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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미국의 H5N2, 1994년 멕시코의 H5N2, 1999년 이탈리아의 H7N1, 2004년 캐나다의 H7N2 바이러스는 처음 발생했을 때는 저병원성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오리, 닭들이 순환감염 되면서 고병원성으로 변이됐다. 야생조류 중 청둥오리나 가창오리 등 오리류는 AI에 감염돼도 뚜렷한 임상증상이 없다. 또 바이러스 상당량을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바이러스가 야생조류 장에서 증식해 분변과 함께 배출되면 수많은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방출해 닭, 칠면조 등으로 전파돼 순환감염이 이뤄지기도 하는 것이다.

◇인체 감염되면 죽음까지

이전에 주된 인체감염증 유발 바이러스형은 H5N1형이었다. 그러다 2013년에는 중국 H7N9형의 인체감염이 발생했다. H7N9형은 조류가 걸리면 저병원성이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H7N9은 인간에게 감염을 유발해 중증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이 바이러스에 걸린 중국인이 140여명 죽었고, 2015년에는 약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6년에도 중국 선양과 홍콩에서 이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이 숨졌다.

AI의 인체감염은 감염된 가금류와 직접 접촉으로 대부분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가금류 축산 농가 등은 인체감염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철새도래지나 가금류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나 폐사한 고양이 등과 접촉도 피해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만약 접촉했거나 살처분 관련 작업에 참여한 후 10일 이내 열이나 근육통,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에 가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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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발생하나

국내 AI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로 본다. 우선 우리나라는 AI가 자주 일어나는 HPAI 상재국인 중국과 인접해 있다. 중국 재래시장에는 바이러스가 많다. 철새, 토종닭, 산란계 등이다. 수도 없이 많은 질병이 한국에 들어온다. 그렇다면 중국 바이러스 백신을 미리 준비한다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주요 철새 도래지라는 점이 AI 발병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철새도래지 주변에 축산농가가 밀집해 있다. 전문가들은 철새가 주요한 AI 바이러스 전파역할을 한다고 본다. 2005년 중국 칭하이 호수에서 죽은 철새가 H5N1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는데 이후 몽골과 시베리아 남부지역에서 이동하는 철새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가금류에서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우리나라도 2003년에 H5N1형의 AI 첫 발생후 철새 이동시기와 맞물려 한달 뒤 일본에서 AI가 발생했던 적이 있다.

국내 오리산업의 성장도 AI 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외에 축산농가를 아무나 드나드는 등 전파가능한 모든 것에서 차단하는 차단방역은 정말 중요하지만 인식 부족, 방역 관련 인프라 부족 등이 AI가 확산되는 원인이라 볼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