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급 보안 문제 해결하는 해커 드림팀 목표... 美보안 스타트업 세운 박세준씨

“데프콘 등 국제해킹방어대회에 참여하며 뛰어난 실력을 지닌 한국 해커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각 팀에서 손꼽히는 실력자가 한데모여 난제급 보안문제를 해결하고 고도화된 연구 기반 보안 제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드림팀이 목표입니다.”

박세준 티오리 대표(사진:박정은 기자)
박세준 티오리 대표(사진:박정은 기자)

지난해 미국에 보안 스타트업 티오리를 설립한 박세준(브라이언 박)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지사를 열었다. 국내 대기업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지만 사업 확장보다는 우수 인재 확보 목적이 컸다. 앞으로 한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국내 인재 확보와 지사 성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각종 국제 해킹 대회에서 우승한 카네기멜론대 해킹동아리 PPP 창립을 주도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삼성전자에 모바일 소프트웨어 솔루션 `타키온`을 매각한 미국 카프리카시큐리티 역시 그가 PPP 팀원과 함께 공동 창업한 회사다.

티오리
티오리

티오리는 제품 중심 사업을 펼친 카프리카시큐리티와 달리 자유로운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제품을 성급히 내놓기 보다는 자율연구와 침투테스트, 컨설팅 등을 수행하며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보안 스타트업은 서비스 모델이나 제품 아이디어 하나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는 일반 테크 스타트업과 달리 컨설팅 능력만으로도 과도기적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다”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컨설팅에 매몰되지 않고 연구개발과 고급 기술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수주한 과제를 한국에서 연구하고 반대로 국내 사업도 미국에서 수행하는 등 교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구성원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국제적인 과제 수행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어렵고 흥미로운 주제에 우선순위를 둔다.

박세준 티오리 대표
박세준 티오리 대표

최근에는 자율연구 결과로 보안 패치를 역분석해 다시 공격 가능한 코드를 짜는 기법을 국내 해킹보안 콘퍼런스에 발표했다. 방어자도 마찬가지로 패치를 사전 분석해 네트워크단에서 취약 요소에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소속 보안 조직과 같이 학회 등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도 목표다. 해킹대회에도 각기 출신 팀 소속으로 꾸준히 출전한다.

박 대표는 “국적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우수한 인재가 서로 배우며 제대로 대우 받는 실력 중심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