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3주동안 색이 변하지 않는 `GM사과`…美서 2월부터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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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변현상이 생기는 일반사과(왼쪽)과 갈변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슈퍼사과.
<갈변현상이 생기는 일반사과(왼쪽)과 갈변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슈퍼사과.>

민족 명절 설이 다가왔다. 설 제사상에 빠질 수 없는 과일이 바로 사과다. 앞으로 깎아놓아도 3주간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 `슈퍼사과`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의 유전자 재조합 식품(GMO) 반대에도 불구하고 슈퍼사과 상품화는 시작됐다.

미국 중서부 지역 일부 상점에서는 2월부터 갈변(갈색화 현상)하지 않는 유전자 변형 사과를 판매키로 했다. 캐나다 생명공학기업 `오카나간 스페셜티`가 유전자 조작 방식으로 개발한 GM사과는 2015년 캐나다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고 상품화를 준비해 왔다. FDA는 유전자를 변형시켜 갈변하지 않도록 만든 사과가 기존 사과와 똑같이 안전하고 영양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사과 브랜드를 `북극사과`라고 붙였다. 북극사과는 유전자 조작으로 3주가 지나도 산화작용에 따른 갈변이 일어나지 않는다. 썩을 때만 갈색으로 변한다. 보통 사과를 자르거나 한입 베어 먹거나, 사과가 어디에 부딪쳐 손상이 생기면 사과 속 폴리페놀 산화효소(PPO)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오카나간 스페셜티는 DNA가 아닌 RNA 분자에 기반을 둔 `유전자 침묵` 기술로 GM사과를 만들었다. PPO라는 효소를 침묵시키면 색이 변하지 않는 `북극사과`가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과 잎사귀 조직에 PPO가 적은 사과 유전자를 도입해 변환시켰다. 이 조직을 키워 뿌리줄기에 접목시켰다.

PPO를 침묵시킨 유전자 변형 사과
<PPO를 침묵시킨 유전자 변형 사과>

북극사과는 총 세 가지 품종으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3종 모두 판매 승인됐다. 사과의 모든 포장지에 QR코드가 부착돼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유전자 변형 사과를 비롯해 사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QR코드를 스캔하지 않으면 포장지 자체에 유전자 변형 사과를 명시하지 않아 알 수 없다.

북극사과 웹사이트에 따르면 매년 재배되는 사과의 40%가 갈변 때문에 낭비된다. 이 때문에 북극사과 창립자이자 재배자인 닐 카터는 GM사과는 갈색으로 변하거나 멍이 들지 않아 버릴 필요가 없어 생산자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과는 음식으로 먹기 전에 화학적으로 색이 변화될 필요가 없으며, 주스로 만들면 색이 더 깨끗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PPO는 해충과 병원균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토마토는 해충이나 병원균에 공격당했을 때 상당량의 PPO를 생산한다. 또 PPO는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산화 방지제가 들어 있어 유용하지만 일일 권장 섭취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과의 PPO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북극사과 측은 사과는 매우 낮은 수준의 PPO를 생산하고, 사과가 크기 전인 아주 작을 때만 생겨난다고 전했다.

그러나 GMO가 건강에 위험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은 많다. 일부에서는 GMO가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전자 조작 과정에서 사용된 일부 유전자가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만 그것이 원인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 생태계 다른 생물이 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물 다양성 수준이 낮아지고 일부 GMO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질병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GM사과가 새 박테리아로 다른 사과나무를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살충제를 더 사용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GMO는 경제적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2012년 캐나다 과일 농가에서는 북극사과를 만든 오카나간이 소비자가 구매하고 있는 과일 종류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남서부 태평양 연안의 브리티시컬럼비아 과일 재배자 협회장은 “북극사과는 다른 일반 사과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신민주당의 라나 포팜(Lana Popham)의원은 오카나간 북극사과에 반대한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인증된 유기농 재배자들은 유전자 변형 사과나무에서 인증된 사과나무로 꽃가루가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유기농 지위를 잃을 수 있다”면서 “유기농 생산 장점 중 하나는 유전자 변형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곧 판매가 시작되는 GM사과는 한국에도 수입될 수 있다. 농작물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소비자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북극사과를 선택할 때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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