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바이오 빅데이터, ICT 기술을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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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

미래 의학을 이끌 핵심 요소의 하나는 게놈 기술이다. 유전자 분석으로 언제, 어떤 질병에 걸릴 것인지 예측한다. 질병 예방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건강을 계획 관리하는 시대가 열린다.

게놈을 해독하는 기술은 20여년 동안 반도체 기술이 발전한 속도에 비해 수십배 이상 빠르게 발전한다. 이러한 흐름은 유전체 해독 비용을 감소시키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헬스케어, 웰니스 서비스를 빠르게 경험케 한다.

또 의료와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정밀의학 시장이 열리면서 개인 유전체 정보 생산량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미래 의학을 견인할 요소다.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DNA 숫자는 약 30억개다. 이 가운데 약 0.1%에 해당하는 300만개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다. 혈압, 당뇨, 암 등과 같은 질병에 관련되는 유전변이가 약 7000여개로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의 유전체 분석을 위해 생성되는 데이터 크기는 약 1테라바이트 규모다. 국내 유전체 기업 한 곳에서 처리하는 샘플이 연간 3만~10만 건이라면 1년에 약 3만~10만테라바이트 바이오 데이터가 생성된다는 의미다. 바이오 영역은 빅데이터의 정점인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의료, 나노 산업 분야를 융합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이 가장 큰 빅데이터를 다뤘다고 평가된다. 앞으로 진정한 빅데이터를 발생시키는 주체는 IT 기업보다 의료기관으로 바뀐다. 빅데이터 대부분을 생성하고 분석하는 바이오 서비스 기업, 즉 게놈서비스제공자(GSP)가 주체로 떠올랐다.

시대 흐름은 21세기를 이끈 ICT가 바탕이 돼 22세기를 준비하는 바이오기술(BT)을 받쳐 주는 방식으로 융합 시대가 발전한다.

유전체 분석 기업은 빅데이터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진화를 시도한다. 자연스럽게 ICT, 의료, 나노 기업과 경쟁 및 인수합병(M&A)을 반복하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놈 기반의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연구소, 정부, 병원 중심에서 제약사와 IT 기업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다.

유전체 분석은 정밀 의학을 구현할 핵심 열쇠로 평가받지만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의 입지는 불안정하다. 미국에서 정밀의학 추진 계획(PMI)을 발표하자 우리 정부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바이오 강국을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민간유전체분석시장(DTC)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우리가 구축한 작은 생태계가 국가 전체로 퍼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은 물론 국민 관심이 필요하다.

2012년 영국에서 시작한 세계 최초 국가 게놈 사업 `지노믹스 잉글랜드(10만인 게놈 프로젝트)`가 올해 마무리, 올해 안에 10만명의 유전자 정보가 쏟아져 나오게 된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도 자국민 100만명의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우리 유전체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원활하게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유전체 분석 생태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결이 필요하다.

우선 바이오 빅데이터와 관련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개인 바이오 정보가 빅데이터화해 인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게 하려면 의료와 IT를 접목해 데이터베이스(DB)화 시켜야 한다. 현재 관련 규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투자와 노력을 지나치게 요구하고 있다.

둘째로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국내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는 바이오와 ICT 양쪽을 이해하는 전문가 부족이다. 일부 대형 바이오연구소는 내부 인력 80%가 바이오정보기술(BIT) 전문가일 정도로 많은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평균 50% 이상 매출 성장률로 급성장하다 보니 이에 따른 인력 부족을 겪는 실정이다.

미래 생명정보학자는 정밀의학 시대에 생산될 각종 데이터 총체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현재보다 더욱 고도화된 전문성과 경험치가 필요하다. 몇 년 동안은 이런 전문가 인력난이 국내에서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투자와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21세기 초 정보통신기술(ICT)은 산업혁명의 바탕이 됐다. 21세기 중반은 바이오산업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국가 경제를 이끌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대표 samuel.hwang@theragenet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