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핫테크]한 번 투약으로 지카 면역…RNA 백신 발견

단 한 번의 투약으로 효능을 발휘하는 지카바이러스 백신 후보가 발견됐다. 리보핵산(RNA) 유전 물질을 활용한 백신이 동물 실험을 통과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선천적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어 세계적 공포를 일으켰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연구팀은 지카 백신 후보 물질을 발견, 생쥐와 원숭이에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저항 효과를 입증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카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모기
지카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모기

짧은 꼬리 원숭이에 50㎎ 백신을 1회 투여한 결과 5주 간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이상이 없었다. 쥐는 예방 접종 후 5개월 간 지카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감염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백신 후보 물질이 강력한 항체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으로 불리는 변형된 유전 물질이 기반이다. 기존 일반 백신은 약화되거나 사멸된 바이러스 단백질 기반이다. 새 백신은 이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작은 RNA 다발을 이용했다.

보통 이질적인 RNA는 신체 면역 체계에서 걸러지지만, 연구진은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변형된 mRNA를 개발했다. 이 RNA가 세포 단백질 생성 조직에 통합, 기존 생(生)바이러스 백신과 유사하게 면역 반응을 형성한다.

연구진은 이 RNA 백신이 기존 단백질 백신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피부 바로 아래에 주입할 수 있어 관리가 쉽다. 한 번 투약으로 효능을 발휘한다. 안전성 우려를 낳는 기존 단백질 백신과 달리 자기 복제를 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임신한 동물과 뱃속 생명체 대상의 실험을 추가로 실시해 백신 효능을 입증할 계획이다. 지카바이러스는 2015년 대거 확산돼 세계보건기구(WHO)가 9개월가량 비상사태를 발동하기도 했다.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부작용 없이 신속하고 내구력 있는 방어 면역을 관찰했다”면서 “(후보 물질이) 지카바이러스에 맞선 세계적 싸움의 유력한 전략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