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19>중국도 한국과 같다 "신작 게임 줄고 대형사 집중 심해져"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규모는 무려 28조원에 달했다. 세계 1위 규모이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中國音數協游〃工委)는 `2016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서 “2016년 중국게임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17.7% 증가한 1655억7000만위안(한화 약 2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바일게임 성장세가 뚜렷했는데 전년대비 무려 59.2% 증가한 819억2000만위안(한화 약 13조7428억원)으로 전체 중국게임시장 매출 절반 수준이다.

2008년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매출이 1억5000만위안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8년간 500배 이상이 증가했다.

중국 게임시장은 일반적으로 PC클라이언트 게임, 웹(브라우저)게임, 모바일게임으로 분류한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는 웹게임 대신 콘솔게임이 들어가지만 중국은 2016년부터 콘솔게임기를 수입했기 때문에 점유율이 거의 없다. 대신 웹게임이 게임산업 장르 하나로 분류된다.

중국게임산업 발전을 3단계로 나누면 본격적인 산업 시작과 폭발적 발전을 이끌어 왔던 PC클라이언트 게임 시대를 1세대, 웹게임 부각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게임유저를 늘려 나갈 수 있었던 2세대, 그리고 모바일게임 중심이 되어 버린 현재 3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1세대와 2세대 중국 게임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PC클라이언트 게임과 웹게임이 지난해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게임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 장르다.

2016년 PC클라이언트 게임시장은 전년대비 4.8% 감소한 582억5000만위안(한화, 약 9조8000억원), 웹게임 시장 매출은 14.8% 감소한 187억1000만위안(한화 약 3조1481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이 게임 전체 매출 점유율 1등으로 올라선 것도 최초다. 한국 회사들 입장에서는 3세대 모바일게임 시대에 들어와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현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외형적 성장규모에 비해 소수 대형회사로 매출 집중 현상은 점점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국 모바일게임사 1위부터 10위까지의 회사가 전체 매출 74.6%를 차지했다. 이중 상위 1, 2위인 텐센트와 넷이즈가 전체 매출 절반이 넘는 51.4%를 차지했다.

이는 대규모 개발투자와 마케팅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상위권 회사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도 이런 현상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작년 12월 한 달 동안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넷마블게임즈 `리니지 레볼루션`이 전체 매출 30% 가까이 점유했다.

올해 중국시장에서 출시되는 모바일게임 신작은 대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작년에는 많을 때 월 1000개 이상 출시되던 신작들이 지금은 10% 수준으로 신작 출시가 대폭 줄었다.

대형 회사들이 지금까지 다작출시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수 대작 형태로만 게임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소형 회사들은 스스로 경쟁력이 부족하다 판단하면 출시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 늘었다.

개발 방향도 RPG 등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장르 대신 캐주얼 등 틈새시장 접근이 필요하거나 혹은 아예 새로운 시장개척이 가능한 신 장르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여전히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기록하지만 영향력 큰 몇몇 회사에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은 중국진출을 바라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 분명한 것은 이제 차별성이 없는 게임으로 중국시장을 노크하기는 쉽지 않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