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몸값 높아진 `국민 경차` 모닝…“비싼 값 하네”

기아자동차 `신형 모닝`이 칼을 단단히 갈았다. 지난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에 8년 만에 빼앗긴 국내 경차 `왕좌`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 주요 고객이 `경제성`에 민감한 만큼 연비향상에 주력했다. 또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 등 첨단 안전사양을 장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그 결과 출시 첫 달 5523대를 판매하며 스파크(4328대)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정측면 모습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정측면 모습

7일 기아차 신형 모닝 프레스티지 아트컬렉션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가평 `모아이 펜션`을 다녀오는 총 11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신형 모닝이 그간 경차의 약점으로 꼽혔던 주행안정성, 소음·진동(NVH) 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또 기아차가 강조하는 연비 점검도 이뤄졌다.

신형 모닝 외관은 날렵하고 다부지게 디자인됐다. 실제 크기는 전장 3995㎜, 전폭 1595㎜, 전고 1485㎜ 등으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볼륨감 있는 디자인을 적용해 커진 느낌이다. 전면부는 크고 날렵한 헤드램프와 입체감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로 강렬한 인상을 연출했다. 에어인테이커(공기흡입구)와 안개등이 장착된 앞범퍼도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갖췄다.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측면 모습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측면 모습

측면부는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완만한 실루엣(윤곽)으로 차체를 크게 보이게 했다. 특히 바퀴를 감싸고 있는 부위를 보다 볼륨감 있게 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후면부는 기존 세로형 리어램프의 램프 폭을 더욱 넓혀 입체감과 시인성을 향상시켰다. 또 수평형으로 넓게 디자인된 뒷유리를 통해 개방감을 높이면서 웅장한 느낌을 선보였다.

실내 공간은 기존과 큰 변화를 보였다. 우선 수평 레이아웃을 적용한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 덕분에 실제보다 더욱 큰 느낌이 들었다. 현대차 신형 i30, 그랜저IG 등에도 적용된 돌출형 디스플레이는 조작 편의성이 높고,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 중앙에는 수평형, 대시보드 양쪽 끝에는 세로형으로 제작된 에어벤트(송풍구)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로형 에어벤트는 유리창에 많은 바람을 보낼 수 있어 실용성도 높은 디자인이었다.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실내 인테리어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실내 인테리어

실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시트였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세미 버킷 타입 시트가 적용됐다. 등받이 부분을 넓히고, 볼스터 부분을 높여 안락감을 증대시켰다. 또 슬라이딩 헤드레스트를 적용해 바르고 편안한 운전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뒷좌석은 많이 좁았다. 신장 170㎝ 이상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다.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는 실내공간이 좁은 편이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200리터에서 255리터로 28%가량 늘었다. 6:4 폴딩이 가능한 2열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010리터까지 늘어난다.

신형 모닝은 최고출력 76마력, 최대토크 9.7㎏·m 등의 힘을 내는 1.0 카파 에코 프라임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고온 배기가스의 에너지 회수에 의해 웜업 속도를 증대시키는 `배기 일체형 헤드` 등 신기술이 적용돼 연비 향상을 극대화시켰다. 그 결과 16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연비가 14.7㎞/ℓ다. 이는 기존 모델보다 5.9%가량 향상된 것이다.

2열 폴딩 시 최대 1010리터 적재공간을 제공하는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트렁크
2열 폴딩 시 최대 1010리터 적재공간을 제공하는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트렁크

신형 모닝 주행 성능은 경차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었다. 시내도로에서는 조용하고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다. 흡·차음제를 대거 적용해 외부로 들어오는 소음을 차단한 덕분이다. 시속 60㎞ 이하 속도에서는 1500~1800rpm에서 부드러운 주행을 제공했다. 스티어링휠 응답성도 많이 개선됐다. 교차로나 나들목에서 급회전할 때도 의도한대로 움직였다. 특히 180도, 360도 등 대회전 구간에서도 스티어링휠 각도를 수정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 내외의 고속으로 주행했다. 기존 경차는 속도가 시속 100㎞를 넘어서면 시끄러운 엔진음과 함께 rpm만 높아질 뿐 가속이 더디게 됐다. 하지만 신형 모닝은 3000~4000rpm 사이에서 준수한 가속력을 제공했다. 다른 차량을 추월할 때도 답답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다만 오르막길에서는 rpm이 평지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낮은 출력에서 오는 한계였다.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차체 구조 모습
기아자동차 경차 `올뉴 모닝` 차체 구조 모습

가평 국도에서는 신형 모닝 코너링 능력을 살펴봤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와인딩 구간에서 시속 70~80㎞ 속도로 주행했다. 차체 44% 이상 적용된 초고장력강판(AHSS)과 탄탄하게 세팅된 서스페션 덕분에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스포츠카처럼 칼 같은 코너링은 아니지만, 기존 경차 수준은 한참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연비는 16.2㎞/ℓ였다. 전체 주행 구간 60% 이상이 고속도로였지만, 언덕길과 시내도로 주행도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다만 1610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경차 구매 고객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