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두 번째 특검 소환…이르면 15일 구속영장 재청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됐다. 사진=김동욱 기자 gphoto@etnews.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됐다. 사진=김동욱 기자 gphoto@etnews.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은 이르면 15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7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두 번째 출석 심경을 묻는 질문에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껏 말씀 드리겠다”고 짧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삼성이 삼성물산 합병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로비하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것은 삼성이 합병에 유리하도록 `대가`를 바라고 최씨 일가에 43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조항 때문에 삼성 계열사는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공정위는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했다가 두 달 뒤 500만주로 줄여 발표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특검이 공정위의 압수수색에서 청와대 개입 정황이 담긴 실무자 일지를 손에 넣었고,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등 관계자 조사에서 관련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부회장 외에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도 소환해 조사했다. 12일에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를 모두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삼성 관계자 가운데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이 부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박 사장, 황 전무 4명”이라면서 “이들은 입건됐으므로 추후 영장 재청구가 결정될 때 신병 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는 이르면 15일 판가름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한 차례 구속영장을 기각 당하고도 이 부회장을 소환한 만큼 법원 기각 사유를 해소할 만한 추가 혐의와 증거를 발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