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무선충전 도입된다`…애플, 세계무선전력협회(WPC) 가입 확인

애플이 아이폰에 무선충전을 도입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의 가세로 세계 무선충전 시장이 급변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세계무선전력협회(WPC)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무선전력협회(WPC)에 가입한 애플. 회원 조회에서 애플의 가입 사실이 확인된다(사진=WPC 페이지 캡쳐)
세계무선전력협회(WPC)에 가입한 애플. 회원 조회에서 애플의 가입 사실이 확인된다(사진=WPC 페이지 캡쳐)

WPC는 2008년에 설립된 자기유도 방식 기반의 무선충전 기술 표준화 단체다. 200여 회원사가 `치(Qi)`라는 이름의 무선전력 기술 규격을 만들고 있다.

애플이 WPC 회원사가 됐다는 것은 WPC의 기술 규격을 접목하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무선충전 도입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다. 적용 시기와 대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차기 아이폰 탑재가 유력하다.

현재 WPC가 개발한 기술은 15와트(W)까지 전력을 무선으로 보낼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 유선충전기의 출력과 맞먹는다. 스마트폰을 1시간 이내에 완충할 수 있다. 또 15W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도 충전할 수 있는 출력이지만 배터리 용량이 큰 태블릿의 특성상 충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15W 무선충전은 스마트폰에 최적화됐다는 뜻이다.

애플의 무선충전 도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시장에 미칠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선충전 기술은 삼성전자가 먼저 접목했다. 지난 2015년 4월 `갤럭시S6`를 시작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하면서 무선충전 모듈과 액세서리 등 관련 시장이 형성됐다.

시장조사 업체 IHS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무선충전 수신 모듈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60% 성장했다.

삼성 갤럭시S6에 적용된 무선충전기술. 패드 위 스마트폰을 올려 놓으면 충전이 된다. 사진=전자신문DB
삼성 갤럭시S6에 적용된 무선충전기술. 패드 위 스마트폰을 올려 놓으면 충전이 된다. 사진=전자신문DB

그러나 무선충전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무선충전이라는 신기술에 대한 낮은 소비자 인식을 삼성전자가 홀로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부쳤다.

애플이 WPC를 선택함으로써 시장 표준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무선충전 기술 업계의 지형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스마트폰 무선충전과 관련해 WPC, PMA, A4WP 3개 단체가 힘겨루기를 해 온 가운데 애플이 WPC를 선택함으로써 힘이 실리게 됐다.

국내 무선충전 업체 관계자는 “WPC 진영이 시장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선충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내장돼 전력을 받는 수신 모듈과 전력을 무선으로 보내는 송신 모듈 두 가지 부품이 필요하다. 수신 모듈은 주로 스마트폰 제조사가 선택해서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는 데 비해 송신 모듈은 다양한 주변기기 회사에서 만들어 출시한다.

수신 모듈은 기업간거래(B2B) 성격이 짙고 송신 모듈은 충전기나 케이블과 같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개념이 더 강하다. 이 때문에 애플의 무선충전 도입은 부품과 액세서리 업계에 호재다.

국내에서 WPC 진영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코마테크, LG이노텍이다. 이들은 앞으로 무선충전 쪽에서 성장 기회를 잡게 될 전망이다.

코마테크의 무선충전패드
코마테크의 무선충전패드
LG이노텍이 만든 무선충전패드
LG이노텍이 만든 무선충전패드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