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중소·벤처 성패는 경영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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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중소·벤처 성패는 경영자에게 달렸다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50년인 데 비해 국내 대기업 평균 수명은 27년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국내 상장 기업의 평균 수명도 32.9년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보다 국내 기업의 평균 수명이 길다고 생각됐다. 이 수치는 영업이 지속되고 있는 상장 기업 또는 대기업 중심으로 평균을 산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에서 느끼는 체감 평균 수명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매년 많은 신생 중소벤처기업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곤 한다. 명목상 기업은 존재하지만 사실상 휴업 상태인 기업까지 포함한다면 평균 수명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익히 기업 생존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많은 기업이 짧은 수명으로 사라져 가는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은행, 벤처캐피털, 신기술금융사, 캐피털, 엔젤투자 등으로부터 투자까지 받았음에도 많은 벤처가 수명을 다하고 있다. 오히려 투자를 받은 회사의 수명이 때로는 더 짧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흥망의 원인은 너무 다양해서 답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불가항력의 변수가 없다면 논리상 투자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더 성장하고 평균 수명이 길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다. 그럼에도 투자와는 별개로 흥망이 갈리는 회사를 보면 이보다 결국 벤처의 성공과 실패는 투자 유치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중소벤처기업 경영자라고 볼 수 있다. 경영자가 회사 경영을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회사는 큰 흐름의 변화를 갖게 될 수 있다. 심지어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이 회사를 망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모 대기업에 납품하는 A사는 약 100억원 규모를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었고, 차기 제품으로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다. 경영자는 기존 제품에 비해 차기 제품에 거는 기대가 커서 수익성 낮은 기존 제품은 납품을 크게 축소하고 차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 투자를 적극 진행했다. 그러나 차기 제품 납품이 지연돼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이 회사를 극단의 어려움으로 몰고 간 사례다.

경영자의 미래 예측 실패 또는 경영 능력 미흡은 기업 실패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영업 능력이 부족함에도 매출 계획을 세워 과도한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예상보다 늦어지는 매출 성장 때문에 고정비 증가로 되돌아오게 된다.

많은 중소벤처기업 경영자는 경영 능력을 사전 또는 간접 경험으로 익히려 하지 않고 직접 경험으로 익히려고 하는 모순된 생각을 하고 있다. 직접 경험으로 익히는 노하우는 기업이 실패할 수 있는 위험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도 많은 중소벤처기업 경영자는 모두 스스로가 전문 경영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매출이 성장하면 본인 판단이 절대로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많은 중소벤처기업 경영자가 회사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며, 재무·회계를 모르고, 제품 가격 정책에 전략이 없다. 글로벌 시장의 이해도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술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해 독단으로 결정해 시장성 없는 제품을 내놓는 사례도 있다.

중소벤처기업 경영자는 경영 시스템이 잘 이뤄져 있는 대기업 경영자보다 더욱더 회사 경영에 신중해야 하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사회는 훌륭한 경영자를 배출하고 싶어 하고, 임직원은 우수한 경영자와 일하고 싶어 하며, 투자자는 능력 있는 경영자에게 투자하고 싶어 한다.

민경철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상무 kcmin@sgiv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