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국산 준중형 자동차 중 유일하게 R-EPS(Rack-Electric Power Steering) 시스템이 장착된 차다. R-EPS는 구동축을 돌려주는 모터가 축의 끝단에 달려 있는 시스템이다. 스티어링휠이 운전자의 뜻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고 운전석에서 모터가 멀리 있어 차량 소음도 덜하다. 하지만 엔진룸과 가까이 있어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해야 하다보니 가격이 비싸다. 준중형 자동차에 R-EPS를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올 뉴 크루즈는 S자형으로 굽은 커브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8일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 중미산 천문대까지 가는 71㎞를 시승했다. 설악IC에서 나와 중미산까지 가는 길에는 90도 가까이 꺾어지는 커브길이 여럿 있다. 핸들링 감이 좋아서 커브길을 도는 재미가 있다. 차체 74.6%에 이르는 범위에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커브길 주행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110㎏ 경량화되면서 차체 강성은 27%가 향상됐다.

시승을 한 차량은 가장 상위 트림에 풀옵션이 들어간 LTZ 트림이다. R-EPS를 포함해 투톤 가죽시트, 미쉐린 타이어, 전방충돌경고,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 등 준중형급에서 보기 힘든 사양들을 모두 즐길 수 있었다.

준중형 모델치고 길이는 꽤 긴 편이다. 동급 최대 차체길이(4665㎜)를 자랑한다. 웬만한 중형차 급이다. 길이는 긴데 뒷좌석에 앉아보면 레그룸이 좁아 의아하다. 하지만 착좌면이 깊어 뒷좌석에 앉아도 불편하지 않다. 다만 차체 C 필러 곡선을 강조하느라 천장이 낮다. 175㎝ 이상인 사람들은 천장이 머리에 닿을 수도 있다.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크루즈의 주행성능은 주목할 만하다. GM은 신형 1.4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의 조합이 선사하는 차별화 된 주행 성능을 내세웠다. 경량, 고강성, 고출력 삼박자를 갖춘 차다. 기존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대비 10% 증가한 153마력의 최대 출력과 24.5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평소 주행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액셀러레이터를 거의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도 출력을 더 높일 수 있어 고속 주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환영받을 듯 하다. 액셀러레이터를 80% 정도 밟은 상태에서 더 밟으면 버튼 느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버튼 느낌보다는 추가 출력이 더 해지는 느낌이 든다. 다만 오르막길에서는 파워를 느끼기 힘들다.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인테리어다. 시승한 차량은 베이지 투톤 시트가 적용됐는데, 준대형 차량보다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색의 조합이다. 또한 대시보드까지 베이지 컬러로 싸여있는 있어 화사하다. 계기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조합으로 구성됐는데, 아날로그 속도계가 살짝 밖으로 튀어나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신형 크루즈는 인테리어 사양도 꽤 다양하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더불어 다양한 휴대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2.1A), 앞좌석 3단 열선 시트, 열선 내장 스티어링휠, 9개의 고성능 스피커 및 대용량 앰프로 구성된 보스(BOSE)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센터페시아 밑에 수납공간도 편리한 점이다.

스크린은 8인치 고해상도 풀 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으며,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전화 통화와 문자 전송,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시리 음성 명령(Siri Eyes Free) 기능도 지원한다.

고급 사양을 말하듯 가격은 상당히 높다.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은 LS 1890만원, LT 2134만원, LT 디럭스 2286만원, LTZ 2437만원, LTZ 디럭스 2478만원이다. 최고 트림에 풀옵션까지 하면, 중형 하위 트림 가격과 맞먹는다. 중형 크기가 부담스럽지만 프리미엄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다.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신차 드라이브]준중형이라도 프리미엄 느낌 `쉐보레 크루즈`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