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신나게 달리고 쉴 땐 반자율주행 모드”...BMW 뉴 5시리즈

BMW 5시리즈가 칼을 갈아 돌아왔다. 외모를 정갈히 하고 머릿속을 꽉 채웠다. 장기인 달리기 실력은 더욱 향상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날렵하면서 차분한 느낌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빼앗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한 모습이다.

BMW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7세대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BMW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7세대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지난 21일 BMW 뉴 520d xDrive M패키지 모델을 타고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까지 약 70㎞ 거리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 구간은 시내도로와 고속도로가 약 3:7 비중으로 구성됐다. 한층 강화된 동력 성능과 BMW가 강조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검증하기에 알맞은 구성이다.

7세대 5시리즈는 얼핏 보면 6세대 모델과 비슷한 느낌이다. BMW 특유 `키드니 그릴`로 크게 변하지 않았고 실내 레이아웃(배치)이나 인테리어도 큰 변화가 없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본다면 큰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실제 6세대와 7세대 5시리즈를 양옆에 두고 비교하면 비슷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을 달리는 BMW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서울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을 달리는 BMW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뉴 5시리즈는 이전 세대에 비해 덩치가 커졌다. 전장 4936㎜, 전폭 1868㎜, 전고 1479㎜다. 각각 29㎜, 8㎜, 15㎜ 늘어났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더욱 날렵해졌다. 디자인 콘셉트가 세단이 아닌 쿠페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전면부 키드니 그릴과 양쪽의 트윈 원형 헤드라이트는 강력한 인상을 완성했다. 측면은 짧은 오버행으로 스포티한 외관을 강조하며 새롭게 추가된 스웨이지 라인이 뒤로 갈수록 점점 높아지면서 역동적인 인상을 완성시켰다. 또 에어 브리더를 통해 휠 주위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공기 저항을 줄임과 함께 효율성도 개선했다.

뒷모습은 지난해 출시한 뉴 7시리즈를 연상시켰다. 차폭을 더 넓어 보이게 하며 안쪽으로 깊숙이 뻗은 리어 라이트는 시각적으로 차체 옆면과 뒷면을 매끈하게 잇는 역할을 했다.

BMW 뉴 5시리즈 실내 인테리어 (제공=BMW코리아)
BMW 뉴 5시리즈 실내 인테리어 (제공=BMW코리아)

이번 5시리즈는 전 트림에 M패키지가 적용돼 심미적 요소와 기능적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시승 차량은 대형 공기 흡입구가 있는 전면부, 사이드 스커트 트림, 2개의 직사각형 테일파이프로 구성된 M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와 M 레터링 도어실, 18인치 M 경합금 휠이 장착됐다.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차급에 비해 다소 좁았던 뒷좌석은 이제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게 됐다. 앞좌석은 좀 더 운전자 중심적으로 변했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뉴 7시리즈에 적용된 형식과 거의 동일했다. 10.25인치 고해상도 스크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도입했고 운전자 취향에 따라 시스템 메뉴를 재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7시리즈에서 선보인 `제스처 컨트롤`도 제공돼 iDrive, 음성인식, 터치 스크린에 이어, 기능을 간편한 손동작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BMW 뉴 5시리즈 주행 모습 (제공=BMW코리아)
BMW 뉴 5시리즈 주행 모습 (제공=BMW코리아)

5시리즈는 NVH(소음 및 진동) 성능이 많이 강화됐다. 디젤 차량이지만 정차 중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크지 않다. 주행 중에는 가솔린 차량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승차량은 2.0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냈다.

파르나스 타워를 출발해 꽉 막힌 테헤란로에서 반자율주행 기능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을 바로 작동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에 있는 액티브크루즈콘트롤(ACC)을 활성화화면 자동으로 반자율주행이 시작됐다. 앞차와 간격을 설정하면 차량 스스로 거리를 조정해서 가·감속을 했다. 차선 유지 및 측면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레인 콘트롤 어시스턴트(LCA)` 기능 덕분에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고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다.

올림픽대로와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는 반자율주행 기능의 고속안정성을 살펴봤다. 뉴 5시리즈는 지능형 속도제어 어시스트(Intelligent Speed Assist)도 추가돼 운전자가 원하는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210㎞에 도달할 때까지 차량이 가속, 제동, 핸들링을 제어한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와인딩 코스를 주행 중인 BMW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와인딩 코스를 주행 중인 BMW 뉴 5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속도를 제한속도에 맞춰서 설정하면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설정 속도에 가깝게 가속했다. 앞에 차량이 없을 때는 설정 속도로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LCA는 차선의 궤적에 따라 스티어링휠 각도를 조절했다. 시속 100㎞ 속도까지는 안정적으로 곡선도로를 달렸다. 하지만 그 이상 속도에서는 차선을 넘어가기도 했다. 또 분기점과 같은 각도가 큰 곡선 구간에서는 반자율주행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연비는 17.2㎞/ℓ로, 공인연비(13.9㎞/ℓ)보다 23.7% 높게 나왔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연료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다. 일부 구간에서 가속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더 높은 연비를 얻을 수 있었다.

BMW는 이번 7세대 5시리즈를 통해 미래형 비즈니스 세단의 정석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기존 BWM 차량답게 잘 달리면서, 탑승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장치를 부족하지 않게 탑재했다. 피곤할 때는 잠시 자동차에 운전을 맡겨도 될 정도다. 친환경적인 측면도 강화했다. 공차중량을 100㎏ 이상 감량해 연비향상과 배출가스를 줄였다. 장점보다 단점을 찾기 힘든 차량이 된 것이다. 판매 가격은 6630만~8790만원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