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소형 SUV 생산설비 강화…“티볼리 잡는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기반 확대를 꾀한다. 현대차는 오는 6월 소형 SUV `코나(프로젝트명 OS)`를 출시한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소형 SUV `스토닉(가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프로젝트명 OS)` 해외 스파이샷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프로젝트명 OS)` 해외 스파이샷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부터 코나를 생산하기 위해 울산 제1공장에 2000여억원을 들여 시설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울산 제1공장은 이번 공사로 한 개 생산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다차종 설비를 갖춘다. 또 작업 위치에 맞도록 차체 높낮이가 자동 조절되는 첨단 컨베이어 시스템을 적용한다. 양산 시점은 오는 6월 중순이고 연간 생산 목표는 4만5000대에 달한다.

코나는 신형 i20, 엑센트 등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은 1.4 가솔린 터보, 1.4 디젤, 1.6 디젤 세 가지 제품군이 된다. 크기는 국내 소형 SUV 중 가장 큰 전장 430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CC) 등 안전·편의스펙도 동급 최고를 적용한다. 내수시장에 우선 투입 후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소형 SUV `스토닉(가칭)` 위장막 사진
기아자동차 소형 SUV `스토닉(가칭)` 위장막 사진

기아차가 출시할 소형 SUV는 스포티지보다 작은 콤팩트 SUV로 코나와 형제 모델이다. 차명은 스토닉으로 알려졌다. 파워트레인은 1.4와 1.6 가솔린 터보엔진, 1.6 디젤엔진이 적용된다. 스토닉은 코나와 내·외관 디자인을 차별화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기아차는 지난해 출시한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와 `스토닉`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한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소형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내수시장에서 소형 SUV 판매가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3.9% 감소한 119만3642대를 판매했다. 특히 소형 SUV가 없는 현대차는 2015년보다 7.8%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기아자동차)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80.1%, 2014년 174.5%, 2015년 161.9% 등 매년 급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10만49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7%를 성장했다. 지난해 내수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0.5%가량 축소됐지만 소형 SUV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쌍용자동차 소형 SUV `티볼리`
쌍용자동차 소형 SUV `티볼리`

지난해 소형 SUV 모델별 판매량은 티볼리가 5만6935대로 압도적 1위(54%)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기아차 니로(1만8710대), 르노삼성 QM3(1만5301대), 한국지엠 트랙스(1만3990대) 순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코나, 스토닉, 니로 등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국내 소형 SUV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티볼리가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독주했지만, 더 크고, 연비 좋고, 잘달리는 신차가 출시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현대·기아차 소형 SUV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