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풍력산업 활성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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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부터 보급까지 몇 번의 제품 개발, 상용화 사이클을 겪으면서 시장과 산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무엇보다 2012년부터 시행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보완 수정을 통한 조기 정착과 안정화로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와 발전업계의 노력으로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풍력 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에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오히려 풍력 산업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산업 동력을 잃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발전소 입지 인근 지역의 민원,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등 개발 행위 진행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가 여전히 계속 발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의 성숙, 수용 문제에 부닥쳐서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욱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RPS를 통한 수요 확보만이 산업 육성에는 능사가 아니라는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공공기관과 민간발전사 등의 유틸리티 주도 `신재생 계획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정부가 계통 연계 등 사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개발 구역 지정, 송전 인프라 구축 지원, 조선·해양 산업 인프라 활용을 주도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국내 풍력발전단지 개발 방식 전환과 관련 산업 활용 전략을 늘려야 한다. 발전사들의 투자 지분 적극 참여와 차별 없는 국내 제조사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풍력발전시스템의 연간 설치 용량은 약 60GW로 120조원 시장이 형성됐다. 유럽 베스타스와 지멘스, 중국 골드윈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또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하고 관련된 기술 분야를 선택 및 집중, 적어도 국내 풍력 시장에는 100% 외산이 들어 오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풍력 산업이 태동한 국가를 살펴보며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덴마크 풍력 산업의 발전은 혁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전통 방식의 지혜와 지식에서 출발한 한 걸음 한 걸음의 진보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길러 줬다. 여기에는 기술자 간 정보 교환, 투명한 사회 구조, 지역 내 부품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산업 집적 등 교훈으로 삼을 점이 많다.

독일은 2000년 이후 풍력발전 도입에 크게 노력한 결과 일거에 세계 제일의 풍력발전 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착실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1990년 이전에는 오로지 기술 개발, 연구개발(R&D)만을 지원했지만 1986년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발생 이후 에너지 정책이 크게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풍력에너지 시장 확장과 R&D 양면, 수요와 공급 쌍방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가 폭풍 성장으로 이어졌다.

2030년까지 덴마크는 자국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독일도 소비 전력 45%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목표는 기후 변화와 화석연료 의존이라는 이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의 적극 의지라고 할 수 있다.

풍력 산업의 선두 주자인 덴마크의 기술 혁신과 독일의 에너지 지원 정책 변화 등 실제 사례들을 분석해서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R&D 기획에 반영, 산업 활성화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 kweon_wind@ke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