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탄핵 심판` 박수 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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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탄핵 심판` 박수 칠 일 아니다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지한 탓에 혁명이나 쿠데타 없이도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단어가 그저 법전, 사전에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13년이 지난 2017년 3월 10일 또 한 번 `대통령 탄핵`이라는 단어와 마주한다. 오늘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한다. 헌재가 인용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탄핵에 의해 직을 내려놓는 첫 대통령으로 남는다. 기각 또는 각하되면 권한 정지 후 복귀하는 두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어느 쪽이든 박수 칠 일은 아니다. 탄핵을 주장한 측이라 해서 박 대통령 퇴장을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지지 여부를 떠나 국민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은 한 나라 국민으로서 슬프고 부끄럽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될 대통령 선거, 대통령직 인수, 취임 절차 속에 대한민국이 안정을 되찾을지 우려가 높다. 누가 되든 다음 대통령이 분열된 나라를 제자리로 돌려놓을지도 걱정이다.

청와대 전경
<청와대 전경>

탄핵을 반대하는 이도 마찬가지다. 헌재가 박 대통령을 다시 청와대로 돌려보낸다고 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 `최순실 사태`에 대한 국민 의혹은 여전할 것이다.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진 국가 질서를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라가 흔들리니 기업과 국민 또한 불안하다. 기업은 불투명한 경제 상황에 중국발 사드 보복 공세까지 겹쳐 힘들어 한다. 기업이 활력을 잃어 가니 국민 생활 여건도 동반 악화한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 각하든 섣부른 박수는 치지 말자. 나라가 제자리로 돌아온 뒤에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 주면 된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