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유

[월요논단]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유

이스라엘과 한국은 공통점이 많은 나라다. 양국 모두 역사가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이며, 1948년에 정부가 수립됐다. 이뿐만 아니라 두 나라 모두 교육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양질의 교육을 실시한다.

이스라엘은 몇 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의 강국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영국의 회계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세이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배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구 800만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가 어떻게 세계에서 국민 1인당 창업 비율이 가장 높은 '창업 국가(Startup Nation)'로 불리게 됐을까.

비결은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내수 시장이 작고, 주변국과 공식 관계가 없다. 이 때문에 창업 순간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스라엘 벤처기업 투자설명회에 가 보면 많은 젊은이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전략을 강조한다. 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의 관심을 받고, 그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다. 내수로 기반을 다진 뒤 해외로 나간다는 일반 전략과 다르게 시도한 것이 글로벌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상당수는 이스라엘에서 신생 기업을 위한 창업 보육 시스템이나 창업 촉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중요한 관계를 맺고 역동하는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급성장하는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한국도 신생 기업 생태계와 세계 수준에 있는 한국 다국적 대기업 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신생 기업에 있는 민첩한 창의 정신으로 무장해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신생 기업은 다국적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시장 및 파트너십이나 이들의 제품을 시험하는 최고 실험 장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천사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것 또한 신생 기업과 다국적 기업 간 관계 발전만큼이나 중요하다. 신생 기업이나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자는 혁신 시스템 내에서 중요하지만 종종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초기 단계에 기업가 정신을 멘토링하고 촉진하는 동시에 상당한 자금 지원의 격차를 메우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세금 우대 조치 및 기타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러한 민간 투자자가 창업 단계의 신생 기업에 투자를 하도록 촉진하는 '엔젤 법(Angels Law)'의 새로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이 창업 국가로 불리게 된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많은 국가에서 실패는 흠이 된다. 특히 이제 막 도전하는 스타트업에는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로 남는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로 인한 사회 평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훌륭한 스타트업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다음 아이디어로 나아갈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발판일 뿐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에 뿌리내리면 챔피언도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다.

하임 호셴 주한 이스라엘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