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미래

[미래포럼]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미래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은 '일자리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2020년까지 세계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감소하는 반면에 새 일자리 창출은 200만개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5년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앞으로 10~20년 안에 일본 노동 인구의 49%가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나라 직장인(1006명) 대상 조사에서도 44.7%는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 불안이다. 한국은 청년 고용과 산업구조 변화로 발생되는 일자리 문제까지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인터넷 기반 지식정보 산업혁명(3차)과 비교해서 사물인터넷(IoT)이나 AI 등을 활용해 산업 영역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융합하며,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초연결 사회'를 말한다.

현재 이 흐름을 이끄는 구글, 페이스북 등은 무료 서비스 기반의 네트워크 플랫폼을 수익 기반으로 하여 성장하고 있다.

제조업 대명사인 GE파워는 기존의 발전 설비 매출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발전 서비스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일궈 내고 있다. 발전소 주요 설비에 센서 수만개를 부착한 후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 발전소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분석한다. 필요 전력량을 예측, 효율성 제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이 혁명과 무관할 것 같은 농기계 제조 기업 존디레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자사 트랙터 등에 부착한 센서로 농장의 데이터를 수집·분석, 농업 컨설팅 시장을 개척했다.

제조업 중심의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산업 구조 전환은 산업에 확장성을 가져올 수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을 땐 대량 실업, 개인 및 기업 간 소득 격차 심화 등 부정적 현상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최근 독일 아디다스는 해외로 모든 생산 공장을 옮긴 지 23년 만인 지난 가을 독일에다 새 공장을 세웠다. 정보기술과 로봇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스마트 공장'이다. 이 공장은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인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의 모범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은 자국 내 구축한 IoT와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인프라를 활용해 제조업을 혁신시키고, 나아가 세계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스마트 공장이 제조업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스마트 공장 운영과 관리 기술을 보급 교육하고, 새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많은 독일 기업은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거나 개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해외로 옮긴 생산기지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창의력과 기술력을 갖춘 인재 확보 노력도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세계는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혐동성, 협상력, 감성 지능 등 컴퓨터 기술자가 아닌 창조적 사고력이 있는 인재가 필요할 것이다.

과거 전문 지식 바탕으로 직업이 엄격하게 업종별 세분화가 됐다면 이제는 업종을 뛰어넘어 개방성에 바탕을 두고 다른 영역을 이해·공유하는 직업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창조적 인재 양성을 위해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과감한 결별을 알리는 창조적 파괴와 용기가 필요한 때다.

백양순 한국ICT융합협회 회장 bys8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