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국민과 소통하는 과학기술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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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도'라는 말은 널리 쓰이는 아주 일반화된 용어다. 공부 좀 하시라.”

최근 관련 기사를 쓰다가 어느 과학자에게 당한 구박이다. 기자는 문과 출신이다. 그래서 이런 구박을 당하는 건 일상이다. 과학 기사를 처음 쓸 당시에 아주 단단히 애먹었다.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용어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과학자를 취재할 때마다 느꼈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용어를 썼다. 한 번 듣고서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물어 봐야 했다. 이해한 게 맞는지 재확인 과정도 수없이 거쳐야 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과학 기사는 어렵다. 이게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배경이 '이과' 출신인 과학 기자들도 자신이 전공한 분야가 아니면 어렵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이슈가 된 중력파 같은 내용은 이과 출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끝없이 물어 보고, 확인하고, 소화해 내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2011년 4월 21일. 6년 전 과학의 날이다. 그날 '바른 과학기술 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과학기술인의 반성'이라며 성명서를 냈다. 제목은 '국민과 소통하는 과학기술인이 되겠습니다'였다.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참사, 구제역 사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사태 등 사회와 소통하고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이었다.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의문이다. 2011년의 성명서를 2017년으로 복사해 와도 상황은 똑같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6년 전보다 더 불확실하고 복잡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여전히 국민과 과학자는 인식과 소통의 괴리를 느낀다. 한 예로 지난해 개봉한 원전 영화 '판도라'로 국민들이 원전을 걱정하고 우려할 때 과학자들은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영화가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했다”며 비판했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6년 후인 2023년에도 달라지진 않을 듯하다. 과학자와 국민이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언론에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재 기관이 필요해 보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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