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OH 반도체 재료 거래처 다변화… 10년 독점 깨질 듯

반도체 패턴 형성 과정. 실리콘 기판 위로 카본 계열과 실리콘 계열 SOH인 하드마스크가 올라가고 가장 위에 PR이 도포된다. 노광 작업 뒤 실리콘과 카본, 기판 패턴을 단계적으로 식각한 뒤 막 찌꺼기를 없애는 애싱 공정까지 마치면 최종 패턴이 완성된다.
반도체 패턴 형성 과정. 실리콘 기판 위로 카본 계열과 실리콘 계열 SOH인 하드마스크가 올라가고 가장 위에 PR이 도포된다. 노광 작업 뒤 실리콘과 카본, 기판 패턴을 단계적으로 식각한 뒤 막 찌꺼기를 없애는 애싱 공정까지 마치면 최종 패턴이 완성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미세패턴 구현에 쓰이는 스핀-온-하드마스크(SOH:Spin-On-Hardmask) 재료 조달 업체를 다변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이상 삼성SDI(옛 제일모직)로부터 SOH 재료를 조달받았다. 그러나 반도체사업부 내 '안정적 공급'에 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 같은 독점 공급 체계는 조만간 깨질 전망이다. 삼성SDI 전자재료사업 부문 실적에 영향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글로벌 전자재료 업체 2~3곳과 SOH 재료 평가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SOH 재료를 웨이퍼 위로 도포하는 세메스 스핀 코팅장비에 적합한지 테스트하고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한다면 곧바로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해당 장비와 맞지 않은 탓에 일부 패턴에서 결함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SOH는 미세 패턴 붕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 재료다. 탄소(Carbon) 물질이 기반이어서 SK하이닉스 등에선 해당 재료를 SOC(SOH:Spin-On-Carbon)이라고도 부른다.

SOH는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정 분야에서 단일 품목으로는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큰 재료다. 삼성SDI가 삼성전자로 공급하는 SOH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5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처가 다변화되면 적게는 30%, 많게는 50% 물량을 외부 업체가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OH는 과거 외산에만 의존하다 2000년대 초중반 삼성SDI가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품목”이라면서 “SK하이닉스의 경우 5~6개 업체로부터 SOH를 조달하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아직도 삼성SDI로부터만 해당 재료를 공급받고 있어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패턴 형성 공정은 특정 물질을 실리콘 웨이퍼 기판 위로 덮고(증착), 패턴을 전사하기 위해 찍고(노광), 이를 깎아내는(식각) 과정의 연속이다.

과거 패턴 간격이 넓었을 때는 하드마스크가 필요 없었다. 웨이퍼 위에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PR)를 바르고 노광장비를 활용해 설계 패턴이 새겨진 금속 포토 마스크를 웨이퍼 위로 배치, 빛을 통과시켜 회로를 새겨 넣었다. 이후 현상액을 뿌려가며 노광된 영역 혹은 노광되지 않은 영역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패턴을 형성했다.

미세화가 이뤄지면서 하드마스크가 PR 아래에 추가됐다. 이 하드마스크 원재료가 바로 SOH다. PR를 두껍게 바르면 패턴의 바닥 면적과 높이 비율(AR:Aspect Ratio)이 높아져 패턴이 붕괴됐다. PR는 웨이퍼 표면 실리콘 층을 보호하는 마스크(MASK) 역할도 한다. 패턴 붕괴를 막기 위해 PR를 얇게 바르면 식각 공정시 PR까지도 다 날아가버려서 웨이퍼 표면 실리콘 층에도 영향이 생긴다. 이처럼 마스크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원하는 깊이의 패턴을 새길 수 없다. 이 때문에 하드마스크가 추가됐다. 단단한(Hard) 보호층이라는 의미에서 하드마스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리콘 웨이퍼 위로 하드마스크를 올리고, 그 위로 PR를 덮어 노광하고, 산소(O2) 플라즈마 식각 장비로 카본 물질을 깎아내고, 불소 계열 플라즈마로 실리콘을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 최종 패턴을 완성한다. 패턴이 완성되면 하드마스크는 식각 공정에 의해 모두 날아가고 없어지기 때문에 '희생막'이라고도 불린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