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승현 GIST 총장 "대변혁 시대 걸맞은 세계적 혁신대학 도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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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승현 GIST 총장 "대변혁 시대 걸맞은 세계적 혁신대학 도약할 것"

“연구와 교육, 창업을 일체화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대변혁 시대에 걸맞은 세계적 혁신 대학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입니다.”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은 이제 꼭 절반의 임기를 보냈다. 지난 2년 동안 예상하지 못한 현안 과제에 대응하고, 뉴노멀이 요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준비된 총장은 없다”는 말로 소회를 밝혔다. 그만큼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 총장은 지난 2015년 취임식에서 “세계 초일류 이공계 대학을 목표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문 총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과 사업을 살펴보고, 앞으로 추진할 새로운 비전과 계획을 들어봤다.

“과학기술은 근본적으로 국가 기능을 강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융합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 총장은 취임 초부터 '융합' 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융합 인재 양성에 달려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맨 먼저 설립한 조직도 '융합기술원'이다. 융합기술원은 기존 대학원 의료시스템학과를 편입해 융합 교육·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지역 특화산업인 에너지·자동차·문화기술 분야의 맞춤형 고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융합 전공 과정을 개설, 운영한다.

문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적 연계성을 치밀하게 설계하는 능력과 정확한 시각을 갖고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융합기술원에서는 융합기술 연구와 개발, 창의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 교육, 창업 친화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융합 인재는 한두 차례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현장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를 교원으로 초빙해 연구와 교육, 창업이 서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융합기술원을 활성화시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탠퍼드대처럼 'GIST 밸리'를 조성, 광주·전남 지역 산·학·연 협력 중심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문 총장은 “산업혁명 주기가 150년에서 50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새 시대를 이끌 융합 인재는 미래 산업을 주도할 혁신 기술과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융합 인재 역량은 바로 소프트웨어(SW)에서 인공지능(AI)에 이르는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능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IST 역할이 바로 이런 융합 인재를 양성, GIST밸리를 조성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GIST는 일찍부터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양성에 적합한 학사제도를 도입했다. 1995년 개원 이후 석·박사 과정만 운영해오다 2010년 학사과정인 'GIST 대학'을 개설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도록 했다. 1~2학년 때까지 기초과학과 함께 인문·철학·사회·예체능 소양교육을 받으면서 적성에 맞는 기초과학 전공을 탐색하라는 취지였다. 석·박사 대학원생에게는 지도교수와 공동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스스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문 총장은 “학생에게 융합 사고 능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및 협업을 통한 창조정신을 심어주고자 했다”면서 “깊으면서도 폭넓은 사고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융합형 인재교육을 빨리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문 총장은 GIST 최대 강점으로 교수 연구능력을 꼽았다. GIST는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지난해 전 세계 90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 대학평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부문에서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2008년 15위를 기록한 이래 순위가 지속 상승했다. 세계 2위는 QS 평가 항목 중 국내 대학이 기록한 최고 순위다.

문 총장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는 대학 연구 역량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라면서 “연구 성과 영향력이 크고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광희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모듈 제작기술', 함문호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대면적 고품질 그래핀 저온 합성기술', 조영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의 '열을 제어하는 원자진동 트랜지스터', 박기홍 지구·환경공학부 교수의 '레이저 활용 에어로졸 상세특성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등은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되거나 산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GIST는 교원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고 있다. 모든 신임 교원에게 '스타트-업 펀드'를 지원하고, 2년 동안 업적 평가를 면제해 준다. 원할 경우에는 임용 후 2년(4학기) 내에 한 학기는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으며, 뛰어난 성과를 내면 '특훈교수'로 임명하는 등 각종 혜택을 준다.

문 총장은 교수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우수 연구자에 대한 평가성 성과급도 확대했다.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한 연구자는 심사를 통해 박사급연구자 활용에 따른 예산을 지원하며, 산·학 협력 및 창업 활성화 차원에서 산업체 연구년의 요건 기준도 완화했다.

교원평가도 실적에서 업적 중심으로 바꾸고 학술연구중점트랙과 산학협력중점트랙으로 평가영역을 이원화했다. 산학협력중점트랙을 택할 경우 승진 및 영년직 평가에서 창업 등의 산·학 협력 실적을 최대 60%까지 반영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교원 연구수탁 과제는 2015년 399건 7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50건 82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중장기 대형과제 수행 영역이나 분야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국방과학연구소, 해양수산부 등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문 총장이 추구하는 융합 과학인재상은 '3C1P'로 요약된다. 창의적인 생각(Creativity)으로 의사소통(Communication)하고, 서로 협력(Cooperation)해 문제를 해결(Problem-Solving)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미러 투 윈도(Mirror to Window)', 즉 평면의 폐쇄 공간인 거울을 보는 것에 머물지 말고 입체의 열린 공간인 창(窓) 너머의 더 넓은 시각으로 확장된 사고와 열린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노력은 GIST의 경쟁률 상승세로 나타났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이 2016년도 11.42대 1에서 2017학년도 16.17대 1로 높아졌다. 그만큼 역량 있는 재원 입학이 늘어난 것이다.

그는 “GIST 인지도 상승으로 지원하는 고교 수가 증가하고, 지원자 풀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과학고·영재학교는 물론 전국 단위의 주요 고교 출신 입학자도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 총장이 내부 연구·교육과 함께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가 지역과의 상생 협력이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전남 나주로 이전한 한국전력과 연대한 에너지밸리기술원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유치에 발 빠르게 나섰다.

기술박람회인 '지-테크 페어(G-TechFair)'와 지역기업 대표 초청 산·학 협력 활성화 간담회 '지-비즈 데이(G-Biz Day)', 고등광기술연구소 '초등학생과 함께하는 과학세상' 'GIST 문화행사' 등 지역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전남 10개 거점고 학생들에게 과학기술 체험 활동과 진로 설계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 및 과학도서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역 여러 단체와 기업, 연구기관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과의 연구개발(R&D)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등 지역 내 타 기관과 수평적 교류나 업무 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확산을 위해 산학협력단 성격인 과학기술응용연구단 조직을 재정비했다. 기술사업화센터·창업진흥센터·기업가정신교육센터를 설치해 우수기술 확보와 기술이전·사업화, 창업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소기업 설립, 학생 창업 활성화도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외 특허 출원은 265건, 등록은 158건으로 국내 대학 평균의 3~4배에 달하고 있다. 전임 교원 1인당 기술료 수입과 기술 이전 건당 기술료 또한 타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금까지 기술 이전 계약 누적 건수는 205건, 총 기술 이전 기업은 153개, 기술 이전 계약 누적 수입액은 123억원이다. 교원과 연구원, 학생 창업 기업 수는 52개사에 달한다. 그 가운데 펩타이드 바이오소재 개발 전문기업 애니젠은 교수 창업기업 최초로 지난해 12월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창업진흥(보육)센터 운영평가에서 최우수등급(S등급)을 12차례 받기도 했다.

문 총장은 “우수한 연구 성과가 창업이나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가와 지역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지식과 신산업 창출의 전진기지 역할 수행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수교원 초빙과 연구기자재 및 도서 확충, 교육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기금도 활발하게 조성하고 있다.

문 총장이 임기 후반기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글로벌 혁신 캠퍼스' 조성이다. 광주시와 공동으로 첨단3지구의 약 100만㎡(약 30만평) 부지에 시민·기업참여(Demand School), 가치창출·아이디어 사업화(GI 팩토리), 개방·융합·공유형 연구실(GI Lab) 등이 들어서는 'GI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국가 인공지능연구원을 설립하고 투자 및 창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연구원·대학 기반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 성공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광주는 친환경 자동차와 에너지, 센서 및 광기술 등 특화 산업이 발달하고 풍부한 전문 R&D 인력과 산업 클러스터가 잘 조성돼 있다”면서 “과학기술기반 지능정보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최적화된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외연 확대'도 꾀한다.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현재 180여명 교원 수를 250명 정도로 늘릴 예정이다.

문 총장은 “과학기술은 사회를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국민을 위한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국민 삶의 질, 국가의 필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인간 존엄성, 행복 추구 등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특성화 대학 교육 및 연구체계 혁신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문승현 GIST 총장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공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94년 GIST 환경공학과(현 지구〃환경공학부)에 부임해 환경공학과 학과장, 국제환경연구소장, 교학처장, 솔라에너지연구소장(현 차세대에너지연구소),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에너지환경단장 등을 역임했다. 2006~2008년에는 GIST 부원장 및 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공학부 정회원, 전남창조경제협의체 회원, 광주전남연구원 선임직 이사,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직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기술자단체총연합회 우수논문상, GIST 학술상, 행정자치부 대통령 표창과 과학기술포장, TV조선 경영대상, 중앙이코노미스트 경제리더대상을 수상했다.

일처리가 깔끔하고 추진력이 강하면서도 조용한 성품의 소유자로 '부드러운 카리스마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