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24〉핵융합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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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얻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제입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발전(發電) 기술이 끊임 없이 진보해왔죠.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는 화력 발전, 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 발전은 이제 많이들 익숙합니다.

태양력, 풍력, 조력 등이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지만 아직 발전량에 한계를 보입니다. 원자력은 비교적 깨끗한 에너지원이지만 환경 오염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폭발 위험도 종종 제기됩니다.

깨끗하고 안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궁극의 에너지로 가장 유력한 것이 바로 '핵융합 에너지'입니다. 우선 자원이 거의 무한합니다. 발전 후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도 않고요. 재난 시에 폭발 위험도 거의 없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기술 실현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가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이라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국가 차원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Q: '핵융합'이면 기존 원자력 발전하고 같은 것 아닌가요?

A: '핵'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완전히 반대에 있는 물리 현상을 이용한다는 말이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자력 발전은 '핵 분열' 발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라늄, 플로토늄 같은 불안정 물질이 안정된 상태로 변하기 위해 핵 분열을 일으키는데, 그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옵니다. 우라늄 1g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석유 2톤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하죠. 이 에너지로 증기를 만들어 발전기 터빈을 돌리면 '원자력 발전소'가 됩니다.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핵 '융합'은 핵 '분열'의 반대죠. 가벼운 원자핵(중수소, 삼중수소) 2개가 하나로 합쳐질 때 나오는 에너지가 바로 핵융합 에너지입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만나면 헬륨과 중성자를 생성하는데, 서로 다른 두 원자핵이 합쳐질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옵니다. 핵융합 연료 1g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8톤을 태우는 것과 맞먹습니다. 에너지 효율이 아주 좋은 편이죠. 이 에너지로 증기를 발생시켜 터빈을 돌리면, 이게 곧 핵융합 발전입니다.

Q: 핵융합 에너지가 왜 청정 에너지라는 건가요?

A: 핵융합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주로 쓰입니다. 중수소는 바닷물에 풍부하고, 삼중수소는 지표면에 리튬으로 존재합니다. 거의 무한하다고 볼 수 있죠.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해 볼까요? 화력 발전에 쓰이는 화석연료는 곧 고갈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은 반감기가 매우 긴 방사성 물질일뿐더러, 효율이 좋다고는 하지만 매장량 자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핵융합 자체가 효율적이라는 건 이미 설명했습니다. 한번 더 비교하자면 바닷물 한 욕조, 노트북 배터리 한 개로 한 사람이 30년 간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닷물에 있는 중수소, 배터리에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말한 겁니다. 고작 그 정도의 바닷물, 리튬에서 추출하는 중수소, 삼중수소로 아주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렇듯 핵융합은 지구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정 에너지입니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건 어떤 물질을 태우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물리 현상입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죠. 이산화탄소는 대표적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 주범입니다. 핵융합 발전은 이런 부담이 없다는 말입니다. 핵융합 이후 남는 부산물이라면 헬륨 정도입니다. 해롭지 않습니다.

원자력 발전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게 방사능이죠. 핵 분열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발생시킵니다. 이 폐기물은 반감기가 1만 년 이상입니다.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쉽게 말하면 골칫거리입니다.

핵융합에도 방사성 물질이 쓰이긴 합니다. 연료로 쓰이는 삼중수소가 방사능을 갖습니다. 하지만 반감기가 12.3년 정도로, 매우 빠르게 붕괴됩니다. 나머지 연료인 물, 리튬에는 방사성이 전혀 없습니다. 핵융합로 구조재가 중성자에 의해 방사화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해당됩니다. 수십 년이 지나면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우리나라도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나요?

A: 당연히 우리나라도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경쟁국들보다 수십 년 늦게 시작했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ITER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요. ITER 프로젝트에는 7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니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죠.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도 갖췄습니다. ITER와 거의 유사한 구조의 최신 시설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시설을 갖췄다는 건 이 바닥에선 주도국 반열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2040년대에는 핵융합 발전소 건설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매 5년 마다 정부 차원의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기본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KSTAR도 1차 기본계획 성과였죠. 최근에는 3차 기본계획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핵융합 발전 역량을 점검해볼 수 있는 '실증 플랜트 기반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입니다.

핵융합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를 위해 나아가는 중이지, 완성된 기술은 아닙니다. 약 50년 간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가 진행됐고, 지금은 공학적 연구가 진행되는 단계입니다. 우리나라가 후발 주자인 것은 맞지만, 현재 스코어로 보면 매우 빠르게 쫓아왔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서적>

◆페르미가 들려주는 핵분열, 핵융합 이야기, 송은영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24〉핵융합 에너지

핵분열과 핵융합의 원리와 이로 인해서 얻게 되는 이점 등을 설명하는 책. 핵 발전, 핵 폐기물 등의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과학 이론을 재미있고 쉽게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한다. 막연히 알고 있던 핵에 대해서 보다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 뉴턴코리아 편집부 지음, 아이뉴턴 펴냄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24〉핵융합 에너지

'새로운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가 열린다.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는 새로운 에너지 사회를 지탱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소'와 '핵융합'에 관해 기초부터 최첨단까지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연구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리더들의 인터뷰도 수록했다. 미래의 사회와 에너지를 생각하는 데 필요한 책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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