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칼럼>"협상·합의문서 공개 불가피해도 범위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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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건 미국 변호사
<제대건 미국 변호사>

특허 업무 종사자는 일반적으로 협상이나 합의 문건 비밀 유지에 특별히 신경쓴다. 특허 분쟁을 종결짓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고, 합의 문건에 회사 미래 전략 등 사업상 중요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특허 분쟁 당사자 간 동의 하에 합의 문건 내용을 '합의 의결(consent decree)'로 만들어 법원에 제출할 때도 있다. 이때는 합의 문건 내용이 합의 의결 판결문에 포함, 법원 기록에 남아 제3자에게도 합의 문건 내용이 공개된다.

아래 세 가지 경우에는 특허 분쟁 당사자가 어쩔 수 없이 비밀 협상이나 합의 문건을 상대방 변호사, 전문가 혹은 정부 기관에 공개하게 된다.

첫째, 비밀 협상이나 합의 문건이 로열티 등 배상액 산정 근거로 사용될 경우 문건이 소송 상대에게 공개된다. 2012년 특허권자인 MSTG는 자사 특허 라이선스 협상 문서를 피고인 AT&T에 공개하는 것을 회피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 사건에서 연방순회법원은 이른바 '합의 협상 문서의 특혜'를 인정하지 않았고 배상액 산정에 사용되는 협상 문건을 피고에게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지난 3월 프리즘 사건에서 연방순회법원은 배상액 산정 근거로 사용되는 협의 문건 또한 소송 상대에게 공개하도록 판결했다. 이처럼 미국 특허 소송에서 협상·합의 문건이 소송 상대에게 공개되는 경우가 있으나 그러한 문건은 '정보 보호 절차'에 따라 상대방 외부 변호사와 배상액 산정 전문가들에게만 공개된다.

둘째, 미국 금융감독원은 상장 회사에 기술과 지식재산에 대한 정보를 일정 부분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미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라 기업은 특허나 상표, 라이선스 등 회사가 보유한 지식재산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어떤 기업은 요구 조항을 충실히 따라서 비밀 합의 문건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있으나 일부 기업은 비밀 합의 문건에 따른 로열티 지급액 등이 기업 전체 규모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공개가 불필요하다는 이유 등으로 비밀 합의 문건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지 않기도 했다.

작년에는 미 금융감독원이 해당 조항을 강화, 기업들에 지식재산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정보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요구했고 개정안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접수했다. '지적재산 소유자 연합회'(IPO) 같은 단체는 법 개정 반대 의사를 표시한 반면 여러 법학 교수 및 경제학자들은 강화된 정보 공개안에 찬성한다는 서한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미 특허심판원(PTAB)은 특허무효심판(IPR) 당사자들이 분쟁 종결을 합의했을 때 합의 문서를 PTAB에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재미있는 점은 반드시 정본을 제출해야 하고, 사업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문건은 공개하는 문서들과 분리해 관리해줄 것을 요청할 수는 있으나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는 제3자에게 PTAB이 해당 합의 문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특허 협상 및 합의 문서는 예외적인 경우에 공개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러한 문서는 반드시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 특허 업무 종사자들은 협상·합의 문서의 비밀 상태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문서들이 외부에 공개될 때는 공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제대건 모건 루이스 미국 특허변호사 daegunn.jei@morganlew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