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한국 자동차 산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월요논단]한국 자동차 산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올해 들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으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중국내 차량 판매량이 5만60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549대보다 무려 44.3%(4만4523대)나 줄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자국 회사 보호 정책 수립이 활발하다. 이 여파로 현대차 주력 차종 가운데 하나인 쏘나타의 지난 3월 미국 판매량은 반토막 났다.

한국 자동차 생산 순위도 2006년부터 세계 5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인도에 뒤처져 6위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올해 1분기 현대차 당기순이익이 1조405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5%나 급감함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고용 유발효과가 매우 크고 국민생산과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산업 기술력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누구나 자동차를 만들 수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숙련된 노동력, 생산 및 판매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지속적 R&D 투자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 업체끼리 경쟁 범위를 넘어 전자, 정보통신기술(ICT) 등 모든 분야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미래 자동차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두된 이후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 정보통신(IT) 업체들뿐만 아니라 아마존, 퀄컴, 네이버 등도 자동차 기술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향후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은 소비자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지금까지 제 3지대에 있던 업체까지 경쟁하는 변혁이 예상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차량 간 무선통신(V2V)'나 '차량 대 사물 무선통신(V2X)'와 같이 주변 대상물과 연결되는 커넥티드카,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활용, 핸들에서 손을 놓은 자동차 사용자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등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지금까지 기계공학 중심 기술개발과는 다른 다양한 분야 기술개발 경쟁과 사용자 이용 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이와 연관된 4차 산업혁명 물결에 대비하며 우리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지속 확보해야 한다.

6개월마다 업그레이드되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IT 적용과 보급 사이클은 가속화될 것이며,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이 자동차와 IT 분야에서 선두권이라고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두 산업분야 간 상호 협력이 미미해 사실상 시너지 효과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래에도 우리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자동차 산업도 산학협력과 이종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세계적 기술력 확보가 필수며, 미래의 먹거리로 새로운 기술의 자동차 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관련된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는 융합의 장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의 하나로 이번 한국자동차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자동차 공학, 산업, 통신, ITS, 안전 등 융합 가능한 분야 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모여 통섭의 장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미래 한국 자동차 산업을 위해.

조용석 한국자동차공학회장(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교수) yscho@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