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 "관료들 새정부 국정 철학 이해도 떨어져"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이 정부 공직자를 겨냥해 날 선 목소리를 냈다. “정부 관료가 새 정부 국정철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 "관료들 새정부 국정 철학 이해도 떨어져"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전체회의에서 “촛불민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아직까지 공직자가 우리와는 감이 다른 거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부처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타난 부처 중심적 사고에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복잡한 현안 조정을 앞두고 부처 '길들이기'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국정운영 기조는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고용·분배가 골든트라이앵글을 이뤄야 한다는 것인데 부처 관계자 이해도가 자문위원들보다 낮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각 부처가 대통령 공약 이행 방안을 가져왔지만 대체로 기존 정책의 틀만 바꾸는 표지갈이가 눈에 띄었다”면서 “과거 잘못된 행정관행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느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조직이기주의가 아직 남아있어서 부처에 유리한 공약은 뻥튀기하고 불리한 공약은 애써 줄이려는 것도 눈에 띄었다”면서 “이를 감안해서 국정과제를 큰 틀에 맞춰 그룹핑하고 5개년 이행계획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 정부 국정 운영 철학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들이 전문분야서 쌓아올린 경륜이 드러나게 해주길 바란다”면서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했듯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이은 각 부처의 업무보고 자료 유출사태와 관련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업무보고는 '시작의 시작'으로 토론을 통해 많은 게 바뀔 수 있는데 마치 확정된 것처럼 보도되면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설익은 정책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자문위원분이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강조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