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CT시대 유통업계가 그리는 빅피처, '신 상생'

박기웅 이베이코리아 전략영업부문장
박기웅 이베이코리아 전략영업부문장

정보통신기술(ICT)이 유통, 물류, 제조, 금융, 건설, 게임 등 모든 산업에 걸쳐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이미 아마존, 바이두, 알리바바,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ICT 시대 융합 산업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자동차,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융합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진출을 본격화하며 드론, 로봇 등 신기술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세계 최대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신 소매'를 포함한 '신 제조' '신기술' 등 새로운 5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난해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뒤에는 전자상거래가 사라지고 대신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한 신 소매, 즉 진정한 새로운 소매 유통이 탄생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새로운 유통 모델이 탄생하고 기술이 발전하는 것과 함께 사회 공헌과 상생 개념도 진화하고 있다. 초기 사회 공헌 활동은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 의무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기업의 사회책임(CSR) 중심이었다. 다음 단계가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가치창출(CSV)이었다면 최근에는 CSR, CSV를 넘어 '소셜 임팩트'로 확장되고 있다. 소셜 임팩트란 사회 문제를 인식한 기업이 문제 해결과 함께 사회 전체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기업 역량에 기반을 둔 소셜 임팩트 활동이 활발하다. 구글은 직원을 선발, 비영리 단체를 위한 프로보노로 활동시키고 있다. 업무 시간 20%를 구글서비스 교육과 사용 지원에 쓰도록 하는 것이다. 공유 경제 붐을 일으킨 에어비앤비도 비영리 단체에 자원 봉사 활동이나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일반 사업자와 달리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혜택을 준다.

'을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사회·경제 약자를 보호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 만들기가 모든 산업 분야 및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특히 유통은 그 어떤 분야보다 따스한 사회 만들기에 최적화된 분야다.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이용, 사회에 신선한 영향을 미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중소 영세 상인 및 지역 사회와의 상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광역 도시 중심으로 오프라인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등 중소상인 온라인 창업 지원에 적극이다. 상품 등록 실습부터 마케팅까지 온라인 몰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 누적 수강생이 30만명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좋다. 장애인, 시니어 등 온라인 창업 교육을 받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창업 희망자를 위해서는 전담 교육 '투게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지방자치단체 상생의 대표 사례로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e-마케팅 페어'가 있다. 지역 우수 상품 유통 활성화를 위해 개최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지역 박람회로, 판매 통로 확대에 기여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 제주 등 경제진흥원과의 협약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판매자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마켓에 상품을 등록하면 추가 절차 없이 글로벌 숍에 제품이 소개되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외국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판매자를 위해 해외 판매 전담 상담원을 배치, 외국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의 플랫폼을 활용, 수출 지원 프로그램 CBT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중소 영세 상인, 1인 기업, 스타트업, 장애인, 시니어 등 사회 및 경제 약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창업해서 성공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신기술'을 활용해 이들이 지역과 국가를 넘어 글로벌 상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신 상생'이야말로 경제 발전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빅피처'다.

박기웅 이베이코리아 전략영업부문장 Kipark@e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