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사업 가속… 협력사 215개·현지화율 50% 넘어

#TV용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을 만드는 루멘스는 작년 하반기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TV를 만들고 비중도 늘려서다. 루멘스는 1차 설비 구축에 이어 추가 증설을 검토 중이다.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전경.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전경.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캠시스는 최근 베트남 공장을 증설했다. 삼성전자에 공급할 카메라 모듈 물량을 전량 베트남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 두 곳에서 대응했지만 베트남 제조비가 낮고,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베트남을 스마트폰과 가전의 전략적 생산 기지로 육성하면서 베트남 현지에 방대한 서플라이체인(부품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다. 삼성과 거래하는 기업이 200곳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삼성과 관련 업체가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와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 베트남 협력사가 215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에 제품을 공급하는 현지 기업의 합계다. 이 중 1차 협력사는 25개, 2차 협력사는 190개다. 1차 벤더는 연내 29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삼성 제품의 현지화 비율도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현지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이 2014년 35%에서 57%로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삼성이 베트남 현지 협력사 컨설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로 국내외 600여곳, 2차 협력사는 3000여개를 두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협력사 4~6%가 베트남에 자리 잡은 셈이다.

표면적 숫자는 낮다. 하지만 의미는 가볍지 않아 보인다.

삼성은 베트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40%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TV·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베트남 생산을 늘리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의 부품 계열사들도 베트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을 찾아 나선 것으로, 베트남 경제에서 삼성 관련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의 베트남 법인의 올 경영 목표는 매출 600억달러(약 67조원), 수출 500억달러(56조원)이다.

이미 삼성 계열 베트남 법인 수출 규모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2.7%를 차지했다.

삼성과 관련 협력사의 베트남 투자가 강화될수록 국내 제조 기반은 취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 휴대폰 생산기지이던 구미와 가전 공장이 있던 광주는 베트남 이전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돼 새로운 동력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출처: KIET)

삼성 베트남 사업 가속… 협력사 215개·현지화율 50% 넘어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