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北, 상당한 수준 양자암호통신 기술 보유 추정

존스홉킨스대 USKI가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에서 캡처한 양자암호통신 송수신기. USKI는 송수신기 상단에 '-2호'라고 쓰인 점을 들어 이 장비가 2세대 모델일 것으로 추정했다.
존스홉킨스대 USKI가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에서 캡처한 양자암호통신 송수신기. USKI는 송수신기 상단에 '-2호'라고 쓰인 점을 들어 이 장비가 2세대 모델일 것으로 추정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교원, 연구사가 량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이룩했다. 량자암호통신기술은 량자물리학의 기묘한 특성을 정보처리기술에 적용해 통신에서 도청의 흔적을 탐지할 뿐 아니라 원리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게 하는 첨단암호통신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하자면 량자물리학의 기본 원리들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함께 레이자빛의 량자화기술, 빛분할 및 빛합성기술, 송수신기에서의 신호조종기술, 암호열쇠생성 및 복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북한의 양자암호통신기술이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진 건 지난해 1월 말 노동신문 기사다. 노동신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첨단기술인 량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인터넷의 광범한 사용과 더불어 오늘날 세계적으로 정보의 보안과 믿음성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가수반 개인전화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도청을 하는 상황에서 첨단암호통신기술 개발은 절박한 과제”라고 배경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확보, 군사용으로 우선 사용할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학대학 부설 미한연구소(USKI)는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한 양자암호통신에 대해 “내나라 등 다른 기사를 추가 참고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주장하는 양자암호통신의 오류율은 3.5%로 이는 10% 정도인 외국 기술보다 뛰어난 것”이라고 호평했다.

USKI는 그러나 “자연환경에서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는 것은 훨씬 복잡하다”면서 “더욱이 북한은 양자암호키 분배 거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로는 북한의 기술력이 상용화에 근접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USKI는 “선진국에선 양자암호통신이 금융이나 정부 통신망 등에 우선 사용되겠지만 북한처럼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에선 군사용 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했다.

국내 한 양자 전문가는 “노동신문 내용을 보면 상당히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지식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