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미러리스 카메라의 새로운 도전

[전문가 기고]미러리스 카메라의 새로운 도전

최근 10년 동안 렌즈교환식카메라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미러리스 카메라'의 등장과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 시대 때의 노하우가 있는 업체가 이끌어 오던 렌즈교환식카메라 시장과 달리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전체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DSLR)와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쓴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미러리스 카메라가 화질, 자동초점(AF) 속도, 동영상 촬영 등 주요 기능에서 동급 DSLR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2013년을 기점으로 DSLR와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 비중이 같아졌고,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전체 렌즈교환식카메라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프로페셔녈(전문가) 영역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의 관심이 높다.

이처럼 미러리스 카메라가 10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프로페셔널 카메라 시장까지 도전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프로페셔널 카메라 시장은 크게 △스포츠나 보도사진 촬영처럼 '속도'가 중요한 시장 △인물이나 스튜디오 촬영처럼 '해상도'가 중요한 시장 △다큐멘터리나 극한의 순간을 촬영하기 위해 '감도'가 중요한 시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소니는 이 영역의 사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4240만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 a7R Ⅱ, ISO409,600의 고감도 카메라 a7S Ⅱ, 초고속 스피드를 자랑하는 카메라 a9까지 제품군은 다채롭다.

소니의 카메라 전략에는 '카메라는 원래 이래야 한다'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계식 셔터 시스템을 채택한 기존의 DSLR는 진동, 소음, 블랙아웃 현상 등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최근 발표한 a9은 소니의 디지털 이미징 기술 집약체다. 세계 최초의 메모리 내장 적층형 이면조사 풀프레임 센서를 사용, 블랙아웃 없이 초당 20연사 속도를 자랑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a9을 직접 써 보고 “게임 체인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DSLR은 진동, 소음, 블랙아웃이 어쩔 수 없이 따라온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무소음, 무진동으로 활용도가 높아졌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골프 스윙 직전, 양궁의 시위를 놓기 직전과 같이 사진을 촬영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작용하던 스포츠 현장이나 클래식 공연처럼 미세한 소리 하나까지 섬세하게 조율되는 공연장 등에서도 주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 자유로운 촬영이 가능해졌다. 기계식 셔터가 아닌 전자식 셔터가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소니는 a9을 통해 전문 사진작가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촬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메라 패러다임을 또 한 번 바꿀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 앞으로의 도전은 a9을 쥔 포토그래퍼 손에서 이뤄질 것이다.

오쿠라 기쿠오 소니코리아 컨슈머프로덕트(CP)부문 사장 Kikuo.okura@so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