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결산]트럼프 '트위터 정치', 이번에도 통했나…'새로운 무역 협정' 이슈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위터 정치'를 적극 활용했다. 회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환영 만찬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언론 관심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팔로어는 3000만명이 넘는다. 예민한 사안에도 스스럼없이 자신 입장을 밝혀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한·미 정상회담 결산]트럼프 '트위터 정치', 이번에도 통했나…'새로운 무역 협정' 이슈몰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저녁 백악관으로 문 대통령 내외를 초청해 125분간 환영 만찬을 가졌다. 이후 곧 바로 트위터에 “방금 한국 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을 마쳤다. 북한, 새로운 무역 협정(new trade deal)을 포함한 많은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무역 협정'이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회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무역불균형 문제와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던 만큼 트위터로 이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새로운 무역 협정' 범위를 두고선 의견이 분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환영 만찬에서 FTA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며 “예상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FTA 재협상' 문구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트위터 내용으로 FTA 이슈몰이에 성공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정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무역협정'이라는 키워드를 먼저 던져 자국 이익에 반하는 한국과의 교역에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여론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재협상을 시사한 트위터 글은 자극적 내용은 없었지만 시기와 용어가 절묘했다. 정상회담 직전에 올려 관심을 증폭시켰다. 'FTA'라는 용어 대신 '새로운 무역협정'을 사용해 문제 소지를 줄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담아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