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와 리더십

[월요논단]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와 리더십

지난해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의 패배라는 사실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불과 1년여 만인 올해 5월 알파고는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를 꺾은 데 이어 5명의 기사와 1대5로 싸운 대국마저 승리하며 인간에게 단 1승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결에 대한 반응은 충격이 아니라 당연함이었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는 AI 서비스가 다양한 형태로 생활 속에서 활용되기 시작했고, 또 다른 AI 왓슨은 병원에서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있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알아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자율주행자동차도 조만간 상용화될 태세다.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면 공장을 지키는 경비견 한 마리와 밥 주는 사람 한 명만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생존을 위해, 또 변화를 주도해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때가 많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지인과 대화하면서 이런 혼란스러움이 덜어졌다. 그는 CEO로 재직할 때 탁월한 사업 성장을 이끈 인물로,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리기도 했다. 신변잡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것을 비롯한 정치와 경제 사회,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우리나라 리더의 고민과 역할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람 중심의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의 유연한 리더십은 자유롭게 개방된 조직 문화를 만들고, 이런 조직 문화는 혁신과 창의력을 향상시켜 지식 생산성을 높이며, 이는 기업의 가치 창조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즉 조직 구성원의 인격을 대우하며, 그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개방화된 소통으로 조직을 리드해서 활력을 불어넣으며, 창의 상상력을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게 하는 등 '사람 중심 경영'을 실천하는 리더십이야말로 새로운 가치 창조로 생존과 변화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결국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든 기업이 생존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변화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리더가 핵심이다.

조직의 리더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의 비전을 현실화하는 역량 그 자체인 동시에 리더가 바뀌면 조직의 가치관이나 문화가 변동될 정도로 조직의 모든 변화에서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CEO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서 리더는 변화를 미리 감지하는 통찰력부터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변화를 통해 지속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런 가운데에서도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모습은 바로 구성원을 중심에 둔 소통이다.

리먼 사태와 수백만대의 재고, 1000만대 리콜이라는 유례가 없는 난관을 뚫고 10여년 만에 세계 최초로 연간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하는 등 재기에 성공한 토요타 자동차.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낸 최고 순간에 제2 창업을 꿈꾸는 토요타 자동차를 분석한 '왜 다시 도요타인가'라는 책에서 토요타는 최적의 리더상(像)으로 현장에 강한 리더,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제시했다. 그리고 구성원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전달하며 이해시키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바로 구성원과의 소통이다.

권력이나 통제 성격이 강한 '결재자' 같은 리더가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리더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지속된 소통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도전하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먼저 움직여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도우미'가 돼야 한다.

이런 모습이야 말로 급속한 변화가 소용돌이치는 바로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과 변화 주도를 약속하는 리더의 키워드가 아닐까.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kwonys@lgu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