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삼양과 옥심계 광개시제 본격 상용화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이 삼양과 공동으로 디스플레이 핵심 물질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국산화, 상용화에 본격 나선다.

화학연은 지난해 시범 생산한 옥심계 광개시제 생산을 올해부터 대폭 확대한다고 17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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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시제는 다양한 수지에 소량 첨가되는 물질이다. 빛을 받으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수지를 원하는 형태와 구조로 굳히는 역할을 한다.

옥심(히드록실아민과 알데히드·케톤이 반응해 생성되는 유기 화합물) 구조로 이뤄진 옥심계 광개시제는 빛 투과도가 높고 감도가 뛰어나 주로 첨단 분야에서 사용된다. 반도체, 액정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서 감광수지(포토레지스트) 제조에 핵심 소재로 쓰인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독일 화학 기업인 바스프가 2002년 원천 특허를 출원,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았다.

화학연과 삼양은 2011년부터 새로운 방식의 옥심계 광개시제 개발에 착수, 바스프의 특허권에 저촉되지 않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성능도 뛰어나다. 자체 개발한 새로운 화합물을 이용, 기존의 카바졸 옥심계 광개시제 대비 투과도가 4% 향상됐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빛 투과도는 1%만 높아도 큰 성능 차이를 보인다. 바스프의 독점 구도를 깨면서 기존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미 21건의 국내외 특허 등록·출원을 마쳤다.

화학연과 삼양은 새로운 옥심계 광개시제가 본격 상용화되는 올해 1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시범 생산분으로 매출 25억원을 거뒀다. 옥심계 광개시제 세계 시장은 연간 1000억원, 국내 시장은 500억원 규모다.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앞으로 매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대만, 중국의 포토레지스트 기업에 대한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해외 기업이 독점하던 옥심계 광개시제 기술을 국내 기술로 상용화,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화학연과 삼양의 협력으로 산·연 협력 성공 모델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